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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2

가을밤에 갑자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져 내렸다. 물론 나는 사무실에 있어서 그 비를 피할 수 있었지만 마음 한편이 짠하게 서러워 졌다. 예전에 서울에서 눈이 펑펑 내리던 밤에 갈 곳이 없어 영등포를 헤매던 기억이 난다. 내가 기거하던 차가운 자치 방은 연탄 한 장을 때지 못해 꽁꽁 얼어 있었지. 그 방에서 한 달 가까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왜 그렇게 세상이 처량했는지……. 갑자기 그 때가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물가에 길게 꼬리를 드리우니까? 갑자기 목안에서 깊은 속울음이 올라온다. 참 서러운 세상……. 발아래로는 은행잎들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나 뒹구른다. 노랗게 변해버린 잎사귀처럼 식어가는 마지막 생명을 바람에 실어 이리저리 몸부림친다. 쏴아아 떼구르르…….그렇게 내 발끝을 톡치.. 2010. 11. 12.
구원하리라... 밤 조금은 늦은 시간에 길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지루한것이지만 즐거운일을 기다리는 것은 설레임이다. 하여간 그렇게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다 붉은 십자가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크리스마스 고 오늘이 이브다. 세상 모두가 기쁘하는 축복받은 날이 바로 내일이다. 이땅에 성인이 오신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성인이 오신날에도 그 를 처형한 십자가는 붉은 빛으로 세상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 그는 세상을 사랑으로 치유하려 하였다. 동감하는 이야기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죽이고 뺏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가득한 세상 정말 좋은 세상이다. 밤 하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저 십자가 는 과연 그들의 사랑을 세상에 실천하고 있을 까..? 믿음 천국 불신 지옥이 아닌 그 저.. 2008.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