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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길을 걸었다

by 자광 2010. 9. 23.

길을 걸었다.

이틀 동안 잠만 자다가 오늘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집에서 키우는 진돗개 딩굴양이랑 길을 나섰다.

딩굴양도 오랜만의 외출이 좋은지 마냥 신나 한다.

앞에서 연신 코를 킁킁 거리며 엉덩이를 실룩이며 앞장을 선다.

 

어제까지 비가 오락가락이더니 오늘은 구름사이로 파란 하늘이 정말 보기에 좋다.

어제가 추석이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지만 어젠 추석이었고 

오늘은 다시 다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날이다,

시내는 한가하다. 사람도 없고 도시가 마치 텅빈것 같지만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 때문에

혼자만은 아닌 모양이다.

 

아들은 끝네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와서 밥이라고 먹어라고 했는데

아니 따뜻한 밥 한끼라도 먹이고 싶었는데

오질 않는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제대로 된 부모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어찌 되었건 내 몸이 많이 아파 제대로 부모 역활을 못했기 때문인가 보다.

참 슬픈 것이 현실이다.

추석이라고 하지만 추석답지 못하게 보낸 내가 참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