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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나도 노동의 댓가는 받고 싶다

by 자광 2010. 9. 24.

추석의 기분은 끝났다.
본격적인 일상으로 들어간다.
난 며칠간 몸이 징그롭도록 아팠다.
추석 이틀전에 시작된 몸살끼가 오늘까지도 그 여운을 남긴다.
만날제가 열리는 만날공원으로 안 일어나지는 몸을 억지로 이끌고
촬영을 나간다.
촬영을 하면서도 내가 한심하다.
참 돈 안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보람 하나로 일을 했는데 
그 보람조차 이용당할 땐 참기 힘들었다.
남들에게 비치는 나는 그저 부탁만 하면
들어주는 그런 사람일까?
너무나 쉽게 부탁을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을 맡길 땐 돈을 주면서
내게 맡길 땐 당연히 공짜 인 줄 안다.
그 이유가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를 알기 때문에 이정도 부탁은 하면 당연히
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다른사람에게 그 일을 맡길 땐
당연하게도 그에 합당한 대금을 지불한다.
그런데 내가 하면 당연히 공짜인줄 안다.
난 며칠을 고생해서 작품을 만들었는데도
그들은 너무나 쉽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끝내 버린다. 나는 무얼 먹고 살아야 하는지
그러면서 그들은 내가 잘먹고 잘사는 줄 안다.
나도 이런 것이 정말 싫다.
노력의 댓가를 받아야 하는것 아닌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내게 부탁을 하면서
며칠을 고생해 완성하면 너무나 쉽게 가져 가 버린다.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로...계산이 끝나 버린다.
거절하면 그래 니 잘났다. 니가 안해주면 다른사람에게 맡기면 되지 뭐
하고는 그들에겐 돈을 주고 맡긴다.
그리고 내게는 싫은 소리를 한다.
기술 있다고 부탁도 안들어 주고 배짱튕기냐고  
배짱 튕길 여력도 없는데 10번 중 한번 거절했는데도
그들은 나에게 원망을 쑫아 붇는다.
하긴 그동안 공짜로 하다가 돈을 지급하려니 배가 아픈거지 뭐.
그래서 내가 원망스럽고...나도 그런 그들이 원망스럽다.
나도 먹고 살아야지. 마냥 나는 고생만하고 생색은 자신들이 다 내면서
내가 하는 일은 전부 그냥 해도 되는 일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