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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5

시간 아침이면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가벼운 식사를 하고 일터로 나가 주어진 하루를 시작한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지만 제각각의 우주에 따라 참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아픈고 힘들고 괴롭고 지치고 분노하는 시간을 보내는 이가 있을 수 있고 매시간을 행복해하며 매 순간을 즐기는 이도 있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자유다. 하지만 바라고 받아들이는 바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이란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화살이 되기도 하고 멈춤이 되기도 한다 시간은 한번 허비하면 되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매 순간 지금 여기에 사는 이는 영원히 시간이 멈추어준다. 찰라 찰라 의 이어짐이 시간의 흐름이기에 그 찰라 찰나를 깨어있다면 지금 여기에 멈추어 있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행복하려면 지금 여기서 행복하라. 그것이 날.. 2016. 6. 20.
인생 반 바퀴 가을인가 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것이 천상 가을인가 보다. 이제 얼마 후면 오십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참 세월은 화살을 떠난 시위 같구나 싶다. 산다는 것은 의도하지 않아도 살게 되어있지만 그 산다는 것은 어쩌면 어떻게 사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어디에 살건 무엇을 하건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 한번 쯤 되돌아 볼 나이가 되니 새삼스럽게 내가 걸어 온 길이 어땠는지 궁금해진다. 다른 이들의 가슴에 상처들은 주질 않았는지……. 아 이 부분에서 할 말이 없어진다. 난 참 많은 사람들 가슴에 못을 박고 살아 왔기 때문에 그들에게 미안하다. 나로 인해 알게 모르게 상처 받은 가슴들이 이젠 여물어 덜 아프기를 바람 한다. 부디 조금이라도 잘 되기를 앞으론 좋은 일만 생기기를……. 나름 참 많은 일.. 2015. 8. 28.
가을타는 남자 나도 가을을 타나보다. 며칠 정신없이 바쁘다. 나름 이것 저것 해보려 시도하지만 되돌아 서면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 그저 남는 것은 피곤함 뿐이다. 여기저기 무언가를 위해 돌아다니며 또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건 피곤함과 무력감이다. 나의 존재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느껴지지. 옆에서 하는 부탁들 다 들어주려는데 정작 내 자신의 일들은 무심하다. 그것이 나를 자꾸 더 슬프게 한다. 아침에 일어날라 치면 피곤에 쩔어 있는내가 허리가 아파 제대로 펴지도 못하면서 아닌척 하는 내가 참 밉다. 나도 힘들다고 거절하고 싶은데 거절하지 못해 생기는 불편함들을 털어버리고 싶은데 정작 상대의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그냥 덮어버린다. 그렇게 세월이 자꾸 지나간다. 나는 피곤함에 지쳐 가지.. 2011. 11. 3.
어느새 어느새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 해지고 있다. 나는 몰랐다. 그렇게 시간이 빠를 줄 하나 둘 흰 머리가 날 적에는 그래도 그것이 멋이라고 우기며 내 버려두었다. 그러다 조금씩 색이 바라지는 머리에 아닌 척 했지만 이미 속은 조금씩 상하고 있었다. 그것이 세월의 흔적이라곤 그때 까지도 아니라고 버티며 견딜 만 했다. 그러다 친구들의 주름진 얼굴에서 깜짝 놀라 되돌아보니 어느새 하나 둘 중년의 모습들을 하고 있기에 그래도 세월은 여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기다려 주지 않고 이미 놓아버린 화살의 시위처럼 시간은 쉼 없이 앞으로 내 달리고 있었다. 창밖의 어둠이 기다려 주지 않는 것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되돌아보니 까마득히 저 만큼 희미한 그림자처럼 아픈 기억들만 나를 부여잡고 있더라. 놔 버려야지. 다 .. 2009. 11. 13.
지금 여기 있을 뿐 텅 빈 머리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그저 바라보이는 데로 바라만 보고 있다. 걱정을 해야 하나 무언가 조급해야 하나. 나이 먹는 것. 세월 가는 것 세월은 사위를 떠난 화살처럼 치닫고 있는데 나는 단지 지금 여기 머물러 있다 텅 빈 머리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내 쉬는 숨 마시는 숨 조금 나온 배. 지금그것을 느낄 뿐. 더 이상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 끄적이며 쓰는 불펜의 감촉만이 느껴질 뿐. 더 이상 시간은 지금에 멈추어 있다. 그렇게 지금에 현존 하고 있을 뿐. 2003/ 06/ 08 00:18:20 2009.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