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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3

할머니의 사랑 할머니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들은,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는 아기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줄 작정입니다. 아기에게 꿈을 줄 작정입니다. 아기는 커가면서 꿈을 열쇠 삼아 사람과 사물의 비밀을 하나하나 열 수 있을 것입니다. - 박완서의《속삭임》중에서 - 할머니와 편안하게 앉아 대화했던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어렸을 때는 자연스럽게 손도 잡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안부인사를 드리고 가끔 용돈을 드리는 것으로 손자손녀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 생각할 때가 많아 졌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뿐만 아니라 부모님과도 진실된 대화를 한지 오래라면 오늘 짧디짧은 3분간의 통화로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010. 3. 8.
어느 노모의 고단한 삶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폐지를 줍는 노모 가 한분 계신다. 우리 집은 이분을 위해 일부러 집 마당 한편에 따로 이런 저런 고물들을 모아 두었다. 때가 되면 이분이 가져가도록 한다. 오늘도 어느 날과 마찬가지 함께 있는 사람의 가계로 출근을 하는데 그 노모 가 집에 고물 모아 두었냐고 물어 보신다. 지금 얼마 모아두지 못했다고 하자. 그럼 나중에 가지러 가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잠시 뒤 함께 있는 사람이 내게 그런다. 저 할머니도 아들 때문에 참 딱하다고 혀를 끌끌 찬다. 그러면서 그 노모 의 고단한 삶을 이야기 해준다. 그 노모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엊그제 며칠 동안 모아둔 파지들을 모아 고물상에 가져다주었다고 말하자 옆에서 같이 이야기 하시던 분이 그렇게 가져가면 얼마.. 2009. 10. 9.
온기를 가진 사람 아침부터 문자를 기다렸다. 오늘은 평소에 봉사활동을 다니시는데 동참하기고 했기에 말이다. 그런데 오전 내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오후에 전화가 왔다. 할머닌 차가운 방에 누워 계셨다. 방안 가득 악취가 진동을 하는데도 누워계셨다. 야윈 모습으로 우리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라면 하나 면만 끓여달라신다. 눈물이 난다. 삶이 무엇이기에 아침도 점심도 아직 안 드셨단다. 보일러도 고장 나고 모든 것이 엉망이다. 아들이 하나 있는데 아들이 있어 오히려 할머니는 나라에서 주는 어떠한 혜택도 받질 못한다. 아들이라지만 오히려 전혀 도움이 안 된다. 5년째 마냥 놀고먹고 있단다. 다리도 아프셔서 걷지도 못하신단다. 하소연을 한다. 난 단지 들어만 줄 수 있을 뿐 할 것이 없다. 보일러를 대충 손을 본다. 일단 고장.. 2009.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