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107

갈대 그리고 순천만 갈대 그리고 순천만 약간의 비가 오락가락 인다. 그렇게 나선 길은 희뿌연 안개처럼 세상이 이미 구름 속에 든 것 같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싶은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들을 스치며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이 바로 순천만이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바다는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고 그곳엔 갈대만 흐드러지게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그 갈대 사이로 목도를 놓아 사람들이 갈대가 되어 바람과 갈대와 사람이 하나가 되어 버린다. 갈대 사이를 걷는다. 그 사이로 난 물길과 갯벌에서 또 다른 우주가 펼쳐지면서 수많은 생명들이 꼬물 꼬물거린다. 사람의 인기척에 놀라 구멍 속으로 사라지는 조그마한 게 들은 어쩌면 인간들의 방문이 반갑지만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참을 갈대사이로 난 목도를 지나 용산전망대 오.. 2008. 11. 28.
어디에 살더라도 조금은 세월이 지났지만 예전에 저멀리 남미의 칠레에 잠시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순박했고 친근했다. 어린아이들의 노는 모습도 그들의 삶의 모습도 너무나 우리와 닮아 있었다. 지구의 반대편에 위치했지만 산다는 것은 똑같았다. 웃고 떠들고 먹고 잠자고 오히려 그들의 눈에는 내가 더 신기한 외국인 이었다. 거리에 나가면 돈을 달라는 아이들에게 둘러 싸이고 또 그들은 그 돈으로 마리화나를 사서 피웠다. 그리고 풀린 눈동자로 내게 마리화나를 피워 볼것을 권했지만 난 다행히 담배를 피울줄 몰라 거절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콘셉시온에 놀려 나가 교민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실망했던 기억들과 산비센티 탈카하우노의 비릿한 갯 내음이 비가 오는 저녁이면 가끔은 그립다. 그리고 나를 따라 한국에 오겠다던 '이사벨라' 의.. 2008.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