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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바람이 부는 밤 어제 밤새 찬바람이 코끝위로 맴을 돈다. 분명 방바닥은 따뜻한데도. 머리 위 이불 위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문사이 사이 창문가득 옛날집이라는 엉성함 사이로 바람은 칼바람이 되어 머리위로 온통 휘젓고 다닌다. 자꾸 이불속으로 파고든다. 새우처럼 휜 등을 한 채 오그라드는 심정으로 잠을 청해 보지만 이미 깨어버린 추위로 인해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다 밀려두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쏟아지든 잠은 순식간에 달아나고 그사이 사이 찬바람이 칼날처럼 파고든다. 2009. 6. 30.
푹 자고싶다 푹 자고 싶다 요즈음의 나 왜 이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일어난다. 견디어야지. 평소와 같이 일어나고'또 출근을 한다. 웬 종일 무얼 하는지 모르지만 바쁘다. 저녁에는 갑자기 배가 아프다 구역질이 난다 속이 거북하다 왜 이래야 하는지. 슬프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을 이렇게 집착한다. 집착하는 만큼 괴롭다. 내 몸에 대한 욕심의 크기만큼 괴로움도 크다 아서라, 말아라. 괴로울 것도 없더라. 괴로워해야 할 내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아서라, 관두라 벗어나려 하지 마라 벗어날 것도 벗어나야 할 것도 어디에도 없더라. 2003/03/05 23:46:09 2009. 3. 19.
단잠을 자려한다 오전나절 내린 비로 온 대지가 다 깨끗하다 촉촉한 잔디밭에 파릇파릇 생명이 움트고 오랜만에 티 없이 맑은 산하가 눈 시원하게 들어온다. 아…….어제밤새우고 오전 내 내린 비가 세상의 더러움을 다 가져 갔구나. 나뭇가지위에 짹 지지 배 거리는 새들 반갑고 오랜만의 개운함에 덩달아 조잘거린다. 구름 바쁘게 어디론가 사라지고 햇빛 찬란하게 모습 드러내니 어디선가 바람 한 점 귓불을 스치는데 아…….이 여유로움에 나는 단잠을 자려 한다. 지금....... 2002년 3월 30일 자광합장 2009. 2. 13.
며칠간의 고행 요 며칠 참 많이 꼬인 날을 보낸다. 왜 그런지 소화도 안 되고 배도 아프고 하더니 지금은 살만하다 참 우습다 배가 아프고 할 때는 모든 것이 이 배만 안 아프면 좋겠다 싶었는데 언제 내가 그랬냐 싶다 어제 내린 비가 온 천하를 적셔 새로운 생명 품을 대지를 준비하게 한다. 자연도 이렇듯 어김없이 순리를 따르는데 우리네 인간들은 그마져도 아닌 것처럼 부정하고 이길 수 있고 개발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참 어리석은 무명 의 단면인데 부족한 나는 두 손을 놓고 지켜보고 있다 아닌 줄 알면서……. 다만 묵묵히 내가는 길만 가고 있는 비겁한 나……. 2009. 2. 13.
깨어버린 잠 새벽이 나를 깨운다. 해뜨기 전 이른 어스름에 쏴한 새벽바람 어둠 몸 부딪고 촉촉하게 이슬 모금은 풀잎들 몸 털며 고개 든다 어디서 누렁개 한 마리 어슬렁이다 후다닥 몸피하고 의미 없이 깨어버린 잠에 불게 타오르는 하늘 탓도 한다. 1994.9.15 jae seok 2009. 2. 12.
생채기 생채기 너와의 그 추억이 지금은 날카로운 비수되어 내 가슴을 마구 찌르고 끓어오르는 분노만이 삼키려 애쓰며 아니라고 부정도 하지만 현실은 차가운 비수처럼 배심감에 몸서리친다. 잠 이루지 못한 많은 나날들 가슴에 칼을 품은체로 자꾸만 생채기 난다. 1994.7.8 jae seok 2009. 2. 12.
태풍이 분답니다 이 시간이면 모두가 잠이 들 시간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아마도 잠들지 못하리라 봅니다. 라디오에서는 태풍이 불어온다고 밤새워 얘기하고 비는 세차게 때리듯이 내리다가 스산한 바람이 차갑게 마음에 부딪는 답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함에 더욱 이 밤이 무사하길 빌 테고 가진 이는 포근히 라디오를 꺼버린 체 잠 깊어 있겠지요. 주여……. 제발 그냥 우리들 가슴을 할퀴고 지나가지 마시고 참으로 가난이 서럽지 않게 하소서 태풍이 분답니다. 더욱 바람 세답니다. 조심하셔야지요. 이 밤이 지나 뜨고 지샌 어둠 바람 툴툴 털어버리고 새벽의 동틈을 가슴 가득 채워야지요. 주여……. 아마도 지켜주시겠지요 저흰 피곤에 지친 거두어 가시겠지요. 태풍이 불어와요 더욱 조심하셔야지요.……. 1989.7.29 삼진공업에서 비상근무하.. 2009. 2. 12.
잃어버린 잠 잃어버린 잠 온몸에 후덥지근한 바람 스치고 지나가고 난 잃어버린 잠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책을 읽다가 또 당신 생각 하다가 주어진 대로 그저 따른다. 무엇을 해야지 하는 것도 없다. 오직 하나님이 지켜 주리라 자위하며 긴 밤 길지 않을 듯 지난 시간 반성하기도 하고 일기도 쓰고 기도도 하고 울기도 하며 시간의 흐름에 붙잡을 미련도 없다 내일 이라는 기약이나 억지 계획도 없다. 산다는 현실만이 존재 하니까. 지금 숨 쉬고 글 쓰고 선풍기 바람으로 겨우 더위에 이기려 하는 것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행여 초초 할세라 다그치다가도 내 하나님은 나보다 크고 크신 분이기에 주어진 대로 주시는 대로 기다려라 하면 하는 대로 가라면 가라 하시는 대로 그뿐이다. 난 아니까. 내 안에 계신 분 하나님은 나를 버.. 2009. 2. 10.
망각 이젠 잊혀지고 싶답니다. 모든 것에서 문덕 몸서리치는 그리움 느낍니다. 포근하리. 만치도. 아. 이젠 잠들고 싶답니다. 모든 것에서 가만히 잊혀지고 싶답니다. 스르르 빠져나가는 생명에 온기마저 이젠 느낄 수 없습니다. 1985년5월12일 jae sok 2008. 12. 8.
가까이 있는 진리 불교 에서는 말 합니다 부처님의 참 가르침 은 너와 아주 가까이 있다. 너무 가까워 오히려 그것을 깨닫기 어렵다 하는 것이다. 밥 먹고 숨 쉬고 잠자는 것 모두가 도(道)를 닦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시는 한 스님이 스승이신 큰스님께 여쭈었습니다. "스님 어떻게 도((道)를 닦고 계십니까?" "밥 먹고 잠자지" "에이 그거야 아무나 하는 일 아닙니까? 말씀대로 라면 누구나 도를 닦는다 하겠군요." "그렇지 않네.보통사람들은 밥 먹을 때 밥은 안 먹고 이런 저런 번뇌에 시달리고 있고 잠들 때 잠들지 못하고 온갖 망상에 가위눌리지." 자 여기서 우리는 불법이 나와 아주 가까이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아주"특별하고 신비한 그 "무엇"을 찾아 시간 낭비.. 2008. 11. 29.
내사 아무도 없더라 내사 아무도 없더라. 어디 태어나서 어디 잠이 들던 내사 외롭기 그지없더라. 어느 부모 자식인지 어느 누구 형제인지. 내가 여기 저기 헤맨들 누구하나 안 잡으니 설디. 설다 어디서 쉬어가리 내가 누구 오리까?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내가 누구 오리까? 어디 잠이 든들. 누구하나 울어줄까. 죽어 시체 되면 흙 다시 되리 온데 내사 외롭기 그지없어라……. 1984년6월12일 서울자취방 2008.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