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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16

신은 어디에 내 육신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틈만 나면 산을 오른다. 그곳에서 만나는 수많은 생명들을 보면서 도대체 신은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뜨거운 아스팔트 길 위에 말라 비뜰어져 죽어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지렁이들 과 산 위 의자에서 잠시 쉬려고 하면 덤비는 수십수백 마리의 모기들 그 성가심에 휘둘러는 손길에 죽어나가는 모기. 애꿎게 자기 갈 길 가다가 내 발끝에 밟혀 죽어가는 개미들 그래도 살자고 본능에 따라 내 몸에서 나온 땀의 소금기에서 염분을 취하는 저 검은 나비까지 도대체 어떤 신이 존재하게 했다는 걸까?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보여주는 종교인들의 일탈을 보면 오히려 그들로 인해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그들이 말하고 주장하는 신이니 구원이니 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지 않나.. 2018. 7. 19.
가지산 석남사 물러날 것 같지 않았던 겨울이 슬금슬금 봄기운에 밀려 나는 3월이다. 엊그제 내린 봄비가 심어 놓은 작은 연두색 생명들이 조금씩 세상 여기저기 콕콕 간지럽게 고개를 삐죽인다. 누군가가 삶이 여행이고 소풍이라 했든가 봄기운에 밀려 길을 나선다. 하늘은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잿빛이고 사이사이 가끔은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 내 오래된 차는 부지런히 도심을 지나 가지산 줄기를 따라 쭉쭉 뻗은 길을 달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위치한 가지산이 품고 있는 석남사 에 도착했다. 석남사의 초입은 잘 포장된 오솔길이 길게 쭉 뻗어 있고 그 옆으로 노란색 보도블록이 포장된 길을 친구삼아 석남사로 향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통도사의 말사인 석남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며 산의 남쪽에 있다 하여 석.. 2014. 3. 3.
돌아오는 길 어제 울산에 계시는 스님의 부탁으로 부랴 부랴 일찍 다녀왔다. 물론 스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작지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보람은 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촬영해본 고속도로 풍경이다. 눈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담아보니 이 카메라를 블랙박스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촬영은 kodak play sport zx3 으로 한것이다. 1920x1080촬영한 후 720 으로 인코딩한 것인데 화질도 쓸만한데 여기에 올리려 줄이면 이렇데 된다.. 2010. 11. 29.
말을 조심하라 오로지 말을 조심하라. 함부로 남을 모략하지 말며, 남의 잘못을 전하지 말며,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말며,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고 하지 말며,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하지 말라. 악한 말은 자기도 해롭고 남에게도 해를 입힌다. [대장엄론경]중에서 우리 인간이 의외로 가장 많은 죄를 범하는 곳이 바로 입 입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또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말들 중에서도 참으로 많은 말 들이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나의 허물을 탓하거나 하는 말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을 할 땐 한번 더 생각해서 하라고 하는 가 봅니다. 그리고 차라리 묵언 수행을 하시는 스님들을 볼 때 말을 함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이 말을 하지 않아 얻어지는 것 보다 더 미미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말이란 칼날 없이 다른 사람의.. 2010. 7. 25.
청소부 마씨네 아들녀석 깨달음의 향기 마조스님은 스님 중 유일하게 속가에서 쓰던 마(馬)씨 성을 그대로 사용했다. 마조 스님이 크게 깨달은 후 세상에 명성이 자자했을 때 하루는 고향에 가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스님을 맞이하였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개울을 건너가는데, 이웃에 살던 한 노파가 와서 보고는 시큰둥하게 내 뱉었다. “떠들썩하길래 누군가 했더니 겨우 청소부 마씨네 아들녀석이구먼!“ 이 말을 들은 마조 스님은 빙긋이 웃으며 시를 읊었다, “권하거니 그대여 고향엘랑 가지 마소 고향에선 누구도 도인일 수 없다네 개울가에 살던 이웃의 그 할머니 아직도 내 옛이름만 부르는구려” 이 일화는 마조 스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깨달은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지 세상을 등진 사람이 아닙니다. 깨달음은 비범.. 2010. 7. 5.
한 걸음씩 1959년 티베트에서 중국의 침략을 피해 80이 넘은 노스님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왔다. 그때 기자들이 놀라서 노스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토록 험준한 히말라야를 아무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까?" 그 노스님의 대답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지요." - 법정의《홀로 사는 즐거움》중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이 처음에는 너무 작은 보폭으로만 보여집니다. 언제 목표한 곳으로 도착할지 몰라 답답하게만 느껴지는데요. 하지만 한 걸음이 열 걸음이 되고, 열 걸음이 백 걸음이 되고 언젠가는 목표한 곳까지 갈 수 있게 됩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매일 조금이나마 앞으로 간다면 결국 도착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하루 되셨으면 .. 2010. 3. 19.
마음이 흰가 머리가 흰가 존자께서 우바국다에게 물었다. "그대는 몇 살인가?" 국다가 대답했다. "십칠세입니다." "그대의 몸이 십칠세인가? 성품이 십칠세인가?" "성품이 십칠세는 아닙니다." 그리고는 다시 조사께 여쭈었다. "스님께서는 마음이 희십니까? 머리가 희십니까?"조사가 대답했다. "머리카락이 흰 것이지 마음도 머리도 아니니라. 존자께서 우바국다에게 물었다. "그대는 몇 살인가?" 국다가 대답했다. "십칠세입니다." "그대의 몸이 십칠세인가? 성품이 십칠세인가?" "성품이 십칠세는 아닙니다." 그리고는 다시 조사께 여쭈었다. "스님께서는 마음이 희십니까? 머리가 희십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머리카락이 흰 것이지 마음도 머리도 아니니라" 그대는 마음이 흰가 머리가 흰가......? 2009. 11. 27.
내일일을 미리 걱정하는 나 아침 일찍 물건을 하려 간다. 또 먼지 속으로 가야 한다. 큰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작은 차를 위협한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지 몰라도 내 작은 차는 위태 그사이 사이를 피해 간다. 먼지는 자욱하고 창유리엔 먼지가 자욱해진다 도원스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천으로 산사를 옮겼다고 한다. 내일 방문해달라고 한다. 기꺼이 그러마. 한다. 내게 베푼 사랑이너무크 나는 기꺼이 간다고 했다. 스님 불사를 이제 해야 하는데 좀 도와 달라고 한다. 물론 난 도울 방법을 모른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싶다. 내일 가시 찬찬히 하나하나 계획을 하고 도와 드려야지 한다. 가계 문을 열고 바로 출발해야지. 2009. 5. 21.
마음이 맑으면 오늘 조금 일찍 일어나니 여명을 볼 수 있었다. 하늘 가득 황금빛으로 물들어 질 때 산허리로 안개 감싸고. 천상처럼 그렇게. 신비로운 기운마저 감싼다. 진해 대광사 긴급회의가 있어 참석했다. 중앙기관의 반강제적인 참여방침으로 다소 말들이 많지만 결론은 참여 쪽으로 가다듬었다 일단 참석을 하고. 따지기는 나중에 따지자고 애초에 무리한 행사인 것을 몰랐는지 자율 참여가 갑자기 강제성을 뛰게 된다. 참여 안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협박도 함께 받았다 애초에 이익을 준적이 없는데 무슨 불이익. 회의를 마치고 대광사 주지스님의 강의를 들었다 선가귀감인데 들을만했다. 그중 가슴에 와 닿는 문구는 틈으로 햇살 들면 먼지가 보이고 물이 맑으면. 세상을 비춘다는 이야기다 살면서 내가 조금만 마음이 흩트려지면 온갖 유혹이 나.. 2009. 5. 17.
구름이 드는 문 청도 운문사를 다녀왔다. 구름이 드는 문이라는 뜻이었는지 가는 도중 지독한 비를 만났다. 하지만 기분은 너무나 좋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이니 얼마나 좋으냐. 가는 길에 공원에서 호수를 옆에 두고 가져간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다. 맛있다. 아마도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이리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니까 말이다. 그리곤 부지런히 운문사를 향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려 왔다. 계곡마다 개울마다 강가마다. 텐트를 친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구름이 모여 든다 비가 갑자기 쏟아진다. 운문사 드는 마을에서 비구니 스님 세분이 손을 든 다. 두 분의 학인스님과 한분의 비구니 스님 차를 타고 운문사 뒤 경내로 든다. 외인출입금지다. 하지만 스님들과 함께 드니 괜찮다. 번거롭게…….입장료시비도 없다.. 2009. 4. 12.
스님의 봉투 어젯밤엔 미칠 듯이 천둥번개 치더니 아침엔 햇살만 따뜻하다. 비라도 오지하는 간절한 바람이 여지없이 무너진다. 아침 일찍 진해 스님에게 전화가 왔다. 필요하신 프로그램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마음으로 달려갔다. 필요하신부분을 처리 해드리고 나오려니 굳이 차나 한잔 하고 가라며. 커피를 내오신다. 잠시 후 하얀 봉투를 주신다. 아차,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스님은 억지로 봉투를 주머니에 넣어 주신다. 마음이 아리다. 스님 죄송합니다. 도와 드리고 싶은데 스님은 굳이 감사의 뜻을 표하시니 당연히 해드려야지요 했는데. 고맙게 받겠습니다. 좋은 일에 사용하겠습니다. 하고 받는다. 늘 그렇게 나는 스님들에게 받기만 한다. 내가 무엇이기에 말이다. 가끔은 나의 존재에 대해 무척 고민을 한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2009. 3. 5.
강의를 마치고 오늘은 학장스님 뒤 강의를 맡기로 하였다. 부족한 내가 감당하기는 무리지만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학생 분들이 내 강의가 조금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 나름 쉽게 한다고 하는데도 늘 어렵다는 생각이 에 미안하다. 좀 더 쉬운 강의 방법은 없을까 하지만 그건 능력 밖이다. 최선을 다할 수밖에 할 수 없지 않나 다음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강의를 해야지 오늘 마음먹고 히트를 하나 구입하였다. 그동안 망설이다 작은 것 하나 구입하였는데 딸아이가 따뜻하다고 하여 좋다. 오늘은 작지만 따뜻한 히터가 있어 행복하다. 발은 아직도 시리지만 무릎은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이작은 히터 하나가 온 방안을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살면서 느끼는 작은 행복이다 그중하나인가 보다. 이렇게 작은 것에 감사 하면서 살고 있다. 모든.. 2009. 2. 25.
비 내린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질척이는 비를 보니 왠지 우울해진다. 컴퓨터를 켜고 용주사 보성스님의 홈을 정리해본다 하나하나 정리하니 팔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하지만 보람 있다 앞으로 이 홈에 많은 이들이 들어가 스님의 법문을 듣고 깨달음을 얻기를 발원해본다 비……. 어떤 이는 이비가 반가울 테고 어떤 이는 이비가 서러운 비고 어떤 이는 이비가 배고픈 비 일 텐데 나는 어디에 와있을까……. 모두가 행복해지는 비가 와야 할 텐데 그럴 수 있다 오로지 부처님의 법으로는 가능하다 분별 망상 없는 마음에는 가능하다 티 없는 마음에는 가능하다 나는 얼마다 …….오늘은 정진하였나. 하루가 간다. 이대로 2002.3.5 2009. 2. 13.
마이산 탑사 가는 길 마이산 탑사를 다녀 왔습니다 주지스님도 마침 계셔서 뵙고 커피한잔 마시고 돌아 왔습니다..햇살이 참 좋았습니다. 2009. 2. 12.
스승님 등이 아파요 바람이 서늘한 어느 가을날, 저녁, 동승 오공이 산책을 하다가 담벼락 아래에 의자하나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 절의 규율을 어기고 담을 넘은 것이 분명했다. 밤이 깊은 시각. 누군가 절을 넘어 들어 왔다. 그런데 그는 다름 아닌 스승처럼 모시고 있는 혜명스님 이었다. 혜명이 또다시 담을 넘어 밖으로 나간 저녁 동승은 의자를 한쪽으로 치우고 담 아래 엎드려 있었다. 이윽고 혜명이 돌아왔는데 발아래 물컹한 것이 밟혀 살펴보니 동승이 있을게 아닌가! "오공, 네가 왜 여기 있지?" 그러자 오공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스님. 등이 아파요" 그러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날 이후 혜명은 두 번 다시 담을 넘지 않았다. 나중에 혜명은 주지스님을 거쳐 일대종사가 되었다. 그는.. 2009.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