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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366

가지산 석남사 물러날 것 같지 않았던 겨울이 슬금슬금 봄기운에 밀려 나는 3월이다. 엊그제 내린 봄비가 심어 놓은 작은 연두색 생명들이 조금씩 세상 여기저기 콕콕 간지럽게 고개를 삐죽인다. 누군가가 삶이 여행이고 소풍이라 했든가 봄기운에 밀려 길을 나선다. 하늘은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잿빛이고 사이사이 가끔은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 내 오래된 차는 부지런히 도심을 지나 가지산 줄기를 따라 쭉쭉 뻗은 길을 달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위치한 가지산이 품고 있는 석남사 에 도착했다. 석남사의 초입은 잘 포장된 오솔길이 길게 쭉 뻗어 있고 그 옆으로 노란색 보도블록이 포장된 길을 친구삼아 석남사로 향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통도사의 말사인 석남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며 산의 남쪽에 있다 하여 석.. 2014. 3. 3.
개 만도 못한 인생 입니까? 어느날 한부인이 스승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승님, 요즈음 개 때문에 잠을 못자는데 어쩌면 좋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물었습니다. "부인은 개만도 못한 인생입니까?" 그러자 부인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에이, 스승님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개 때문에 잠을 못잔다면서요?" "예!" "그러니까 개만도 못한 인생이지요." "스승님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고 뭐예요? "옆집에 개가 한 마리 있는데, 매일 밤만 되면 개가 짖기 때문에, 바로 개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거지요?" "예." "그러니까 개만도 못한 인생이지요." "스승님, 어떻게 그런 말씀을....." "잠은 내가 자는 것인데 왜 개 때문에 잠을 못 잡니까?" 우리 중 졸릴 때 편안히 잘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괜시리 애꿋은.. 2014. 2. 28.
어디가 도량입니까? 부처님 제자 중 유마힐 거사는 잘 아실 것 이다. 유마거사의 공부는 출가 제자들 보다 그 지혜가 뛰어났을 정도 이다. 하루는 광엄 이라고 하는 동자가 배살리 성문을 나가려고 할 때 때 마침 유마거사 가 성밖에서 들어오고 있었다. 동자는 반가워서 인사를 겸해 물었다. "거사님 어디서 오시는 중입니까?" 유마거사는 "나는 지금 도량에서 옵니다" 라고 대답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도량은 심신을 수도하는 장소이니 요즘말로 산사 사찰 을 말한다. 광엄동자는 유마거사의 대답에 다시 "도량이란 어디를 말합니까?" 라고 되물었다. 유마거사는 다시 "광엄동자님 잘 들으시오. 도량이란 바로 곧은 마음이 도량입니다. 왜냐하면 거짓이 없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가지고 수행을 하는 것도 도량입니다. 사물을 바르게 판단하기 때.. 2013. 5. 22.
백팔 대참회문 백팔 대참회문 시방삼세 제불보살님과 역대 조사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이 몸 다 던져 참회하고 발원합니다. 지난 세월 지은 공덕이 적어 부처님 참된 진리 등지고 살아 왔음을 참회합니다. 작은 인연이지만 오늘부터 크게 키워 참된 불자가 되고자 발심하여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오며 정성으로 절을 올립니다. - 참 회 편- 1. 지극한 마음으로 석가모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2.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법에 귀의합니다. 3. 지극한 마음으로 승가에 귀의합니다. 4.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죄를 참회합니다. 5. 참나를 망각한 채 살아 온 죄를 참회합니다. 6. 나의 몸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살아 온 죄를 참회합니다. 7. 나의 진실한 마음을 외면한 채 살아 온 죄를 참회합니다. 8. .. 2013. 5. 15.
빛과 어둠 밝음은 어둠이 있어 알 수 가 있다. 어둠 또한 밝음이 있어 알 수 가 있다. 밝음만 있다면 이미 밝음이 아니요 어둠만 있다면 이 또한 이미 어둠이 아니다. 밝음없는 어둠이 없고 어둠없는 밝음 또한 없다. 그것은 밝음과 어둠이 따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것이 이와 같이 하나를 주장하기 때문에 둘이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말장난 이니 현혹되지 말기를 던져 버리시길....., 2013. 4. 14.
의령 일붕사를 담다 경남 의령군 궁류면에 있는 일붕사 입니다. 일붕사는 삼장법사 일붕선사가 일군 도량으로 뒤로는 봉황대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자연바위를 뚥어 조성한 동굴법당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넑고 웅장합니다. 대웅보전에는 비로자나 부처님을 주 불로 석가모니불 과 노사나불을 좌우 협시로 세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2013. 2. 17.
가면 감출 수 있다면 감추고 싶다 나의 나약함이 드러날까 두려워 항상 가면을 쓰고 있는 나의 참 모습이 드러날까 언제나 아닌척 당당한 척 하는 내가 참 싫다. 때론 힘들면 힘들다 하고 또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는데 몸이 지치도록 혹사 시킨다. 그러다 결국 쓰러지고 힘들어 한다. 나의 이 가면도 결국 언젠간 벗기어 지겠지 나의 나약함을 가려 줄 그 무엇도 없을 땐 그럼 그 핑계로 좀 쉬면 될까.... 그냥 그대로.. 2012. 10. 17.
분별 지금 어디를 보는지 지금 어디로 가는지 앞이라고 주장하면 뒤가 생기고 뒤라고 주장하면 또 앞이 생긴다. 설령 깨달아 부처라고 해도 자신이 부처임을 주장하면 그 또한 가짜. 깨달았다고 해도 거짓말 깨닫지 않았다고 해도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해도 참이고 참이라고 하면 또 거짓이니 안이라고 할 수도 바깥이라고 할 수도 내가 살아있음을 주장하면 또 죽음이 생기니 삶과 죽음 또한 별반 다르지 않더라 어둠과 밝음은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따로 있는지. 하나를 주장하면 또 하나가 생기고 그래서 내 이르기를 그것을 분별이라고 한다. 그 분별이 자꾸 또 다른 망상을 만드니 그대 분별하지 말라 이렇게 분별 할 것도 없는데 없다고 주장하니 또 있음이 생기는 구나. 그래서 옛 스님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 라고 하셨구나 2012. 10. 17.
2) 서구 고대종교[古代宗敎] 2) 서구 고대종교[古代敎] 원시공동체 사회의 붕괴 후에 생겨난 노예제 사회의 종교. 이미 원시공산제(共産制) 사회에서 공동체의 족장이나 장로(長老)는 종교적인 권위를 가지고 그 지배자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으나, 신(神) ·정령(精靈) ·귀신 등 초월적 존재는 아직 현실생활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았다. 따라서 신성(神聖)은 부정한 것이고 악한 것, 또는 위험한 것으로 취급되어 아예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노예제 사회가 성립되면서 지방적인 각 공동체는 차차 하나의 권력에 의해 정복되어 고대의 대제국(大帝國)이 형성되었다. 그 후 고대사회는 오랜 역사를 통하여 계급지배의 본보기가 되고, 대개의 경우 지배자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던 ‘종교’의 주요한 모태(母胎)가 되었다. 고대제국.. 2012. 5. 18.
4. 종교에 대한 이해 1) 원시종교 원시 종교의 특색은 계시가 없다는 것이다. 즉 계시로 이루어진 경전이 없다. 또한 숭배 대상이 소박하며 윤리적, 인격적 특색이 없고 주술적(呪術的)이다. 자연 숭배(自然 崇拜, Nature worship) 천연 숭배(天然 崇拜)혹은 배물 숭배(拜物 崇拜)라고도 한다. ① 천체 숭배 - 하늘, 땅, 해, 달, 별 ② 자연현상 숭배 - 번개, 우뢰, 바람, 일식, 월식 ③ 자연물 숭배 - 산, 바위, 물, 하천 ④ 동식물 숭배 - 동물, 거목 서물 숭배(庶物崇拜, Fetichism) 훼티코(Fetico)는 폴튜칼어로 마력 또는 호신부(護身符)를 의미 한다. 정령이나 마력이 그 물건에 붙어 있어서 그 물건을 통해 서 신과 접촉할 수 있다고 믿었다. 훼티코는 돌, 조개 껍질, 나 무 조각 등 부족.. 2012. 3. 23.
(5). 종교간의 대화에 임하는 기본 요건 다종교 사회는 필연적으로 종교간의 갈등과 알력을 낳는다. 전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종교의 본질적 속성 때문에 종교간의 갈등과 알력은 해소되기 어렵다. 그러나 종교간의 대화는 불가피하고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종교인은 자신의 신앙에 성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대화의 절대적 전제 조건은 정직한 자기 개방이다. 불교는 정직한 자기 개방에 적극적인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불교는 종교간의 대화에 임하는 데에 기독교와 달리 별로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현실의 불교가 종교간의 대화에서 실제로 적극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현실에 소극적인 불자들 자신의 태도 탓도 있으려니와 대화 상대에 대한 신뢰의 상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이제 논의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여기서 종교간의 대화에 임하는 기본.. 2012. 3. 21.
상대적 한계를 고백하는 종교 불교는 인간이 사물을 인식하는 성격을 대체로 네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눈 귀 코 혀 피부의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이 각각 그 상대인 색깔 소리 냄새 맛 사물을 감지하는 인식으로서 전5식(前五識)이라 하고, 둘째는 의식이라는 여섯 번째 감각 기관이 이 다섯 가지의 감각적 인식들을 통합하여 모든 존재들에 내재하는 원리를 인식하는 제6식(第六識)이다. 셋째는 제7식이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모든 사물과 사물의 원리를 자기 중심적으로 보는 성격을 갖는다. 넷째는 제8식이라고 하는데 이는 과거의 행위에 영향을 받아서 인식하거나, 현재의 행위가 미래에 영향을 끼치도록 현재의 행위의 결과를 간직하여 미래로 전달해주는 씨앗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성격을 갖는다. 우리는 인식 과정의 성격을 파악하는 이러한 불교의 입장에서 역.. 2012. 3. 21.
변화한다(윤회)한다 인간 군상들은 참 이기적이다. 세상 모든 기준을 인간들의 편리에 의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른 종의 생리나 불편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주 지독한 이기주의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구원이라는 맹목 하에 인간 외 또 다른 존재를 기꺼이 만들고 그 존재에 신이라거나 구세주 등등의 이름으로 형상화 하여 자신들의 믿음 혹은 구원의 대상으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도 보지 못한 그 "신" 때문에 심지어 전쟁도 서슴치 않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종교 혹은 신앙이라며 경외 시 한다. 하지만 세상은 어떤 절대자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존재하지 않는다. 그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 있기 때문인데 이 조건이 바로 인연(因緣)인 것이다. 어떤 조건에 의해 생겨난 모든 것은 조건이 다하면 변화하.. 2012. 1. 24.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큰스님 입적후 해인사 도착 그리고 다비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오늘 오전 지관 스님의 영결식이 열렸다. 영결식이 끝나고 오후에 진행된 다비식은 만여명의 스님들과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다. 오후 1시부터 법구를 화장하고 유골을 거두는 의식인 다비식이 해인사 연화대에서 진행됐다. 지관 스님의 법체를 다비장으로 옮기는 운구행렬에는 만장 천 5백여 기와 지관 스님의 상좌 스님들, 그리고 신도들이 따랐다. 요즈음 부쩍 어른들이 많이 세상을 떠난다.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님을 비롯하여 법정스님, 김수환추기경님, 김근태 님, 등등 정말 존경받아야 될 분들이 하나둘 우리곁을 떠나 참 씁쓸하다. 정작 가야할 사람들은 아직 남아 떵떵거리고 있는데 남아서 좀 더 존경 받아야 할 분들이 그렇게 미련없이 우리곁을 떠난다. 지관 큰스님 부디 다신 오지 .. 2012. 1. 6.
고정적 실체를 부정하는 종교 당신은 지금 이 블로그를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여기에 적힌 글(문자)을 언제 어디서나 문자 일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불교는 실체적 존재로서의 문자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글이란 존재는 사용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글으로 존재한다. 즉, 문자로 이루어진 블로그에 담긴 내용을 "읽고자"하는 사람이 있을 때만 글이 존재한다. 그 문자를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미 그림이다. 그 문자 위에 색깔을 입히면 그것은 색깔있는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글이란 그 글을 보는 사람의 이해도에 따라 글이 아닐 수도 있다. 블로그에 문자로 이루어진 그 무언가가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에 의해서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 글자 자체가 언제나 스스로 의미.. 2011.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