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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28

자신에게 더 엄하라 옛날에 남에게 아주 엄하게 구는 수행자가 있었다. 이 수행자는 남이 조금만 계율을 어겨도 길길이 날뛰었다. "계율을 철저히 지켜야지! 그렇게 해서는 절대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 바보 같은 녀석……." 그런 식으로 매일 혼을 내자 다른 수행자와 신도들은 모두 그 수행자를 무서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수행자가 어떤 계기로 고기를 먹게 되었다. 그런데 먹어보니 생각 외로 고기가 맛있었다. 이 수행자는 자신이 비록 계율은 어겼지만 고기 맛을 잊을 수가 없어 다음날도 몰래 고기를 먹게 되었다. 그때부터 이 수행자는 이래저래 어긴 계율인데, 한 번 더 어기고 참회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또 계율을 어기게 된 것이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스승이 그를 불러 말했다. "이 녀석아! 너는 너 자신에게는 관대하.. 2009. 11. 8.
눈이 온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온다 정말 오랜만에 눈다운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본다 내가 살고 있는 마산은 참 눈을 보기 어려운데 오늘은 눈이 내린다 그런데 좋은 마음은 잠시 아 운전은 어찌하라고 하는 걱정이 앞을 가린다 그냥 내리는 눈을 보면 좋은데 운전을 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눈이 별로다 몸도 개운하질 않다 뒷머리는 깨질듯이 아프고 왠일인지 피곤이 나를 떠나질 않는다 장의문제로 시달리고 딸문제로 겹겹히 시달리더니 내몸이 못견디를 모양이다 며칠을 나도 없는 듯이 그렇게 세상일에 나를 묻어 버린다 피곤하다 아니 피곤했다 하지만 얼굴은 웃는다 그것이 나다. 웃는얼굴 가면속의 나 연약하지만 강하게 보일려는 나의 가면.. 2009. 7. 11.
잎새는 마지막이 화려하다 목이 많이 아프다. 갑자기 황당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늙어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늙어가면서 어떻게 나이를 먹는 가 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경우든지 참으로 곱게 나이 먹었다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성공한 삶을 살았다는 증거이다. 한때 어떤 위치에 있었든지 간에 그 사람의 일상은 얼굴에나 행동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더욱 얼굴엔 평안이 찾아 와야 한다. 그런데 우리들은 보통 나는 나이 먹었네 하는 분들을 왕왕 본다. 자신은 나이를 먹었으니 젊은 너희가 그냥 봐주라 아니. 설마 너희들이 나이 먹은 나에게 어떻게 하겠느냐는 식으로 그냥 막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볼 땐 가슴이 아프다. 그분의 그 행동은 그분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반증해주기 때문이다. 남에게 나이 .. 2009. 5. 28.
난 잃을 게 원래 없다. 이젠 해야지 하는 일들을 하려 한다. 그동안 이리저리 많이도 쉬었다. 경제가 어렵고. 힘들고 또 실업자가 쏟아지고 직장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뉴스를 틀면 온통 범죄 이야기며 정치하는 분들은 도대체 민생문제는 관심도 없고 오직 자신들의 욕심으로 철저하게 외면한다. 왜 그들이 그 자리에 가있는지조차 모른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잊고 있는가 보다. 그들은 그들이고 우리는 우리다 우리들조차 이젠 맥 빠진 사람들처럼 굴면 안 된다. 세상에 나가보면 그래도 얼굴들이 밝아 보기에 좋다. 조금은 슬프고 조금은 힘들어도 다들 견디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하고 아직도 돈을 펑펑 쓰는 사람은 펑펑 쓴다. 나는 애초에 가진 것이 없기에 별 불편을 못 느낀다. 가져 봤어야 알지, 알몸으로 났으니 잃을.. 2009. 5. 17.
개업 차를 몰고 친구가 개업하는 식당으로 간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한 친구기에 더욱 반가운 생각으로 차를 몰고 간다 식당은 생각 외로 너무나 크다. 얼마 전까지 하던 식당을 다시금 확장 오픈하는데 정말 크게 잘 꾸며 놓았다. 잘되었다 친구는 많이 힘들 텐데도 얼굴이 밝아 더욱 좋다 일하는 분들이 열 명이 넘는다. 친구는 이제 식당만 잘되면 좋겠다. 아무 탈 없이 돈 잘 벌고 그렇게 잘살았으면 좋겠다. 근데 문제는 오늘 개업식하려다 못했단다. 내일 한다고 그런다 멋쩍다. 싱겁다 사간 화분을 놓고 밥만 먹고 그냥 돌아온다. 내일을 기약하며 근데 내일 누구랑 가지. 갈 사람이 없네. 졸린다. 자야지 머리도 지근지근 아프다. 친구의 희미한 미소가 생각난다. 잘되어야 할 텐데 워낙 일을 크게 벌여서 투자만큼 잘되길 바.. 2009. 5. 17.
존재감 얼굴에 열이 오른다. 웬일일까 요즈음 부쩍 얼굴에 열이 많이 난다. 화끈 거리며 열이 올라 갑갑할 지경이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하긴 어젠 막걸리 두 잔을 마셨다. 거절할 수 없는 분들의 권유라. 무엇 때문인지 바쁘다 정말 예전처럼 아무생각도 하기 싫다. 그냥 텅 비어 버린 공허로 움을 즐기고 싶다. 이것 또한 욕심이라. 버려야 할 아상이라 지금 현재를 받아들이면 만사가 편안한 것을 내가 현재를 자꾸 부정하니까 괴롭다. 몸이 괴롭고 마음이 괴롭다. 여름 장마 마냥 내리는 비에 방안에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빈둥거리고 있는 나의 모습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아들은 요즈음 많이 살만한 모양이다. 병원에서 나온 지도 이젠 제법 되었다. 이빨은 지금 한창 치료중이다. 모든 것은 다 잘 돌아간다. 내가 원.. 2009. 3. 5.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세상을 온통 휘저을 듯 바람이 분다. 하지만 결국 봄은 올 것이다. 지금 아무리 저렇게 바람 불지만 그 안엔 따뜻함이 묻어 있다. 간간히 빗방울도 스치지만 머리끝에 한 가닥 봄이 묻어난다. 바람이 분다. 세차게도 분다. 노란 황사처럼 뽀얀 빛으로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오늘 같은 날 서로 꼭 안고 있다면 정말 행복할 텐데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한다. 바람은 소리 내며 열심히 겨울을 밀어 낸다. 이젠 떠나가는 뒤끝에 바람마저 봄소식이 된다. 2009. 3. 5.
계단이 참 깨끗하다 우리 집에서 시내를 나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의 길이 있다. 첫째는 집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나있는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큰길을 따라 그냥 내려가는 방법이다. 심지어 화장실마저 약4층높이의 계단아래 위치해 있다. 평소에 그 계단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중요한 지름길이다. 하지만 계단은 가파르고 좁으며 그리 깨끗하지 못하고 항상 과자봉지며 광고전단지 심지어 유리병이 깨어진 조각들마저 여기저기 나뒹구는 길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계단이지만 더 이상 쓰레기가 늘거나 줄지는 않았다. 그 정도면 언젠가는 쓰레기로 넘쳐야 하는데도 말이다. 난 이 계단을 지금까지 약 10여 년간을 이용하지만 얼마 전 눈이 많이 왔을 때 그 눈을 치운 적 외에는 한 번도 쓰레기를 줍거나 치우지 않는 그저 오가는 객.. 2009. 3. 5.
외롭다고 생각할 때는 외롭다고 생각할 때는 거울을 봅니다. 또 다른 내가 외로워하고 있기에 거울속의 그를 향해 살짝 미소 지으며 내가 슬퍼하면 슬픈 얼굴이 되고 활짝 웃으면 따라 웃기에 내가 화가 날 때도 나는 거울을 봅니다. 거울속의 무서운 얼굴을 보면서 나는 소스라쳐 다시 웃으며 달래 보려하면 내 작은 웃음에도 화를 풀고 웃고 있답니다. 거울속의 나는 조그마한 미소에도 언제나 똑같은 미소로 답을 하며 내가 화가 나거나 슬퍼할 때도 똑같이 화내고 슬퍼한답니다. 어느 땐 나보다 더 슬퍼 할 때도 있답니다. 그럴 때 내가 다가가 씩 웃으면 그는 근방 씩 웃으며 마음을 연답니다. 알고 보면 외롭지 않답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 주며 함께 웃고 슬퍼할 거울속의 내가 있기에 거울속의 나는 언제나 나에게 씩 웃는 미소로 나를 .. 2009. 2. 13.
아픔 그리고 고뇌 이젠 밥 한 끼조차 목이 메어 넘어가질 않는다. 아무른 감정도 가지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 없다. 나에겐 먹는 것조차도 사치이니까. 한 숟갈에 아이들 얼굴이 떠오르니. 어찌 배고픔조차 견디어 내야 하나 세상 모든 게 나 에게 등을 돌리고 신마저 나는 거부 한다면 나는 무어란 말인가. 지치고 깨어지고 넘어지고 또 버림 받아도 나는 네 영혼은 가지려 했다. 이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젠 흐르면 흐르는 대로 그저 그렇게 없는 듯 살려한다 우주의 한 점 먼지 보다 작은 존재 인 듯 지내려한다 이 무한한 고통은 나의 정신마저 무너지게 한다. 1990. 어느 날 2009. 2. 12.
무엇이기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무엇인가 잔뜩 얼굴에 묻어 남에게 차마 보여주기가 싫은 듯 찌푸린 채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하루 웬 종일 검은 연기 가득한 세상에 찌들대로 찌들다 혼탁함으로 마음까지 무언가 때가 낀 듯 씻어도 씻기지 않은 비웃기라도 하는 듯 시간이 지는 만큼 자꾸 묻어난다. 이것이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무엇이기에 이토록 진하여 내 온몸을 더럽힌단 말인가. 눈도. 얼굴도. 마음속까지도 무엇인가에 나에게서 묻어나는 더러운 찌꺼기처럼 눈을 뜰 수가 없다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이 추함으로. 1995. 4. 28 jae seok 2009. 2. 12.
커피 내음 가득한밤 한잔에 커피 내음 가득한 이 밤. 갈색 빛바랜 따스한 끈적임이 목 안 깊숙이 흘러들어 갑니다. 내님은 색-색이며 잠들어 있답니다. 하얀 얼굴에 제일 사랑하고 있음을 압니다. 아무 소리도 없음 속에 가끔은 부우웅 이는 나직한 소음에 다―사랑하고 싶습니다. 아니 모든 것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습니다. 적막도…….고독도.......외로움조차도 이미 식어버린 온기조차 없는 갈색 빛 액체 내음도 다. 친구임을 압니다. 노란 바닥위에 너저분한 내 소중한 것들이……. 이미 내생 활에 전부임을 압니다. 그 아픈 어제의 기억들조차도 이젠 사랑함을 압니다. 모든 것을 사랑함을 느낍니다. 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다. 1986년1월15일 날 새벽 두시 사십분에. jae sok 2008. 12. 8.
찡그린 얼굴에서 좋은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찡그린 얼굴에서 좋은 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침에 눈에 뜨면 우선 크게 숨을 쉬라 숨을 쉼 은 존재함이다. 존재 한다는 것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 이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 지어라, 입가에 미소 지음은 여유로 움이다. 우리는 언제나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아침에 그렇게 한번 씩 미소 짓는 연습이 필요 한 것이다. 늘 연습이 되어있는 사람에겐 꼭 필요할 때 그것이 결과로 나타난다. 늘 찡그린 얼굴의 사람에게 잔잔한 미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언제나 웃는 사람은 입가에 미소를 자연스레 자기의 얼굴에 자비로움이 가득한 얼굴이 되도록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숨을 쉼으로 존재하고 존재 하므로 무언가 할 수 있고 무언가 할 수 있으므로 희망.. 2008.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