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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무엇이 산다는 것일까?

by 자광 2009. 11. 7.
봄 이 건 만 날씨는 아직도 많이 쌀쌀하다. 마산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막연한 느낌으로 그곳에서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 하늘은 잿빛이고 그 아래 사람들은 이런 저런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마산역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에서 부터 여기 저기 한 무리씩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는 허름한 차림의 사람들 그리고 또 한 쪽에서는 술판이 벌어져 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나는 무언가. 저들은 또 무언가. 왜 저렇게 살아야 하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나는 모른다. 저들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이기 때문에 살고 있다.

그들이나 나나 똑같은 하늘을 안고 살고 있는데 그래도 나는 아침이면 밥 챙겨 먹을 수 있고 저녁이면 또 돌아가 쉴 곳이 있다. 하지만 저들은 어디에 잠들며 어디에서 아침밥을 먹을까?

내가 무엇을 할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 더욱 가슴이 답답하다. 한쪽에서 술을 마시는 그들 그 술인들 마시고 싶을까? 또 한 쪽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그들의 하루는 분명 똑같은 하루 일 텐데 허무 하다.

사진 속에 보이는 복잡해 보이는 저 속에서 숨 쉬고 밥 먹고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하물며 마산역에 살고 있는 비둘기들도 잠자리 걱정하지 않는데 이들은 어디로 갈까?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응어리져 나온다. 나의 무능이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자기 자신도 지키지 못하면서 오지랖 넓게 그들의 하루하루가 걱정이 된다.

돌아 갈 가족이 있을 것이고 기다리는 아들, 딸이 있을 것인데 왜 저들은 돌아가지 못하고 저렇게 저 곳에서 하루를 보낼까? 잿빛 하늘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근방 비라도 뿌릴 듯 햇살조차 막아 버린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더불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뒤돌아 오면서도 새삼스럽게 그래도 나는 참 행복하구나. 이렇게 뒤돌아 갈 곳이 있으니 말이다. 참 복잡한 세상 속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삶이구나 싶다. (2009년 3월7일작성한 글 사진 은 마산 역전시장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