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하붓다/차나한잔

마음이 흔들리는 가?

by 자광 2009. 11. 13.


조선시대의 일이다.
어느 벼슬아치가 길을 가는데, 웬 집에서 소년의
글 읽는 소리가 매우 낭랑하게 흘러 나왔다.
그 글 읽는 소리가 하도 범상치 않은지라,
집에 돌아온 그는 하인을 시켜 소년을 데려오게 하였다.
인물이 쓸 만하면 사위로 삼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막상 보니, 소년의 모습이 목소리와 영 딴판이었다.
주인은 사위 삼고 싶은 마음이 일시에 사라져버렸지만,

그렇다고 소년을 그냥 돌려 보내자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과상을 내오게 하여 떡이나 좀 먹고 가라고 일렀다.

 

소년은 자신이 당한 망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태연히 앉아 떡을 다 먹어 치웠다.


그러고는 맛있는 떡을 혼자 먹고 보니 부모님 생각이 나는데,
좀 싸줄 수 없겠느냐고 청 하기 까지 하였다.

이에 주인은 새삼스럽게 소년의 사람 됨에 감탄하고 그를
사위로 맞아들였다. 소년은 나중에 재상이 되었는데,
그가 바로 오리 정승 이원익이다.

잘 닦은 이라면, 오리 대감과 같이 어떤 경우에 처하든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