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 오르니 바람 한 점 머문다.
발아래 속세는 복잡도 한 듯한데 여기가 저기인지 저기가 여기인지.
그렇게 마음은 가져 오질 못했구나.
가파른 산 비탈길 오르다 지쳤더니 맑은 바람 코끝 살짝 스치더니
한 움큼 땀 말도 없이 스리 슬쩍 훔쳐 가는 구나.
구름만 오락가락. 풍경과 노닥이고
바람 끝에 묻어 있는 중생의 아픔일랑 버려라, 버려라
다 놓아 버려라
두두 물물이 다 부처님의 속삭임처럼.
새들은 무심하게 제각각 지저귀고 나 혼자 중생이라.
오만번뇌 이고진채 이 산중에 이렇게 번뇌지고 오는구나.
놓을 곳 따로 없고 놓을 것도 없었는데
나 혼자 이고지고 숨조차 헉헉 이며
그렇게 업장처럼 놓지 못해 안달하네.
오늘 느낀 바람 한 점.
그대로가 부처인데 어디서 네가 찾는 부처가 있을소냐.
산사엔 다만 돌부처 입가에 미소만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