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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산사에 오르니

by 자광 2009. 12. 19.



산사에 오르니 바람 한 점 머문다.

발아래 속세는 복잡도 한 듯한데 여기가 저기인지 저기가 여기인지.

그렇게 마음은 가져 오질 못했구나.

가파른 산 비탈길 오르다 지쳤더니 맑은 바람 코끝 살짝 스치더니

한 움큼 땀 말도 없이 스리 슬쩍 훔쳐 가는 구나.

 

구름만 오락가락. 풍경과 노닥이고

바람 끝에 묻어 있는 중생의 아픔일랑 버려라, 버려라

다 놓아 버려라

두두 물물이 다 부처님의 속삭임처럼.


새들은 무심하게 제각각 지저귀고 나 혼자 중생이라.

오만번뇌 이고진채 이 산중에 이렇게 번뇌지고 오는구나.

놓을 곳 따로 없고 놓을 것도 없었는데

나 혼자 이고지고 숨조차 헉헉 이며

그렇게 업장처럼 놓지 못해 안달하네.

오늘 느낀 바람 한 점.

그대로가 부처인데 어디서 네가 찾는 부처가 있을소냐.

산사엔 다만 돌부처 입가에  미소만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