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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구두를 닦았다.

by 자광 2010. 3. 22.

구두를 닦았다. 내가 닦으면 똑같은 정성을 들이는 데도 절대 광이 나질 않는데 돈을 지불하고 닦으면 이상하게 마음에 든다.


대충 닦는 것 같은데도 결과물은 항상 만족한다. 나는 발이 평발이라 신발을 신을 때도 항상 발의 편안함을 우선으로 한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구두를 잘 안신도 등산화를 주로 신는다. 그것도 돈을 제법주고 메이커 있다는 것을 사야 겨우 견딜만하다.


내가 부자라서가 아니라 언젠가 길가에서 판매하는 만 원짜리 등산화를 신고 가까운 무학산에 올랐다가 내러 올 때 눈물콧물 다 뺀 적이 있기 때문에 오죽하였으면 중간에 신발을 던 저버리고 맨발로 산을 내려왔을까?


그날 당장 가까운 등산 전문점에 들려 신발을 조금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해 버렸다. 그런 후 등산화의 편안함에 주로 신는 신발이 등산화가 되었다. 하지만 결혼식 등등 공식적인 행사 땐 어쩔 수 없이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어야 한다. 그럴 땐 정말 난감하다. 하지만 지금 보시는 이 구두는 조금 오래 신어도 편안하다. 나의 평발은 불편한 신발을 오래 신으면 발바닥에서 열이 나면서 마치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밀려온다. 그런데 이 신발은 그런 고통을 안준다.


별로 비싼 메이커도 아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신발들을 덜컥 우선 신어서 편안하다고 구입해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던가. 그런데  다행히 이 신발은 신어서 편안하고 안전하다. 이래서 아마 모든 것이 임자가 있는 모양이다. 사실 이 구두는 광택을 내지 않는 구두며 나 또한 광택이 아는 구두는 싫다. 그냥 깔끔하고 깨끗하기만 하면 만족하다 지금처럼 가볍게 신발한번 닦았는데 기분까지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