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몸을 살라 공양을 올리지 않고는 이 고요한 씻김과 평화를
가늠할 수 없으리. 이 인연 공덕으로 세세생생 불법을 만나 보살도를 닦아지이다.
저와 인연 된 모든 영가들은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좋은 곳에 태어나소서. 한국 불자 가정에 초기경전이 널리 퍼져서
저희들이 아기 적 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하게 하소서,
금생의 인연이 다하여 저는 먼저 다음 생으로 넘어갑니다.
제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들은 모든 분들의 아픔이 어서 치유되기를,
나무바라바제 비살사구로 벽류리 바라 바아라사야-
문수스님께서 저를 맞아 주시니 보내 주시는 분은 불교인원 위원회
진관 스님 이면 좋겠습니다.
곧 새로운 부모님을 만나 딸이 되고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
윤회를 선택한 보살들의 집을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오래 슬퍼하지 마시고 다만 정법이 오래 머물도록
애써 주십시오. 지나온 모든 인연들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평안하시길!
이 글은 이상은 사미니의 유서 [생명 선언] 전문입니다.
어제 우연히 만난 알고 있는 스님께서 제가 작은 책을 한권
주더라고요. '화중련(火中連)(진관 시집) 이라는 시집인데
바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자신의 몸을 부처님께 소신공양 올린
이상은 사미니를 추모하는 시집이더군요.
그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그분을
그런데 그분이 남기고 간 글을 보면서 아 이분이 얼마나
맑은 분인지 알게 되더군요.
심지어 불교계에서 조차 그를 외면하는 와중에도
그분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다 아름답고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빌어 주시더군요…….
물론 생명보다 더한 이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자신을 버려 더 큰 것을 얻으려 했나 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정말 인류에 치명적인
행위 입니다. 심각한 자연파괴 행위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모한 도전입니다. 그들의 정치논리도 그들의 개발 경제 논리로
고고히 흘러왔던 물길을 바꾸어 버리는 어마어마한
일이지만 그들은 멈추려 하질 않습니다.
그들의 논리에 반하면 빨간색으로 물들이며
그들의 논리에 거슬리면 좌익으로 모는 이념전쟁으로
몰아세웁니다. 저는 솔직히 그런 이념을 다 떠나서
그냥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습니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을 자연스럽게 두고 싶습니다.
인간의 인위적인 시설들이 자연의 입장에서는
아주 거북하고 못마땅한 것을 테니까요.
이상은 사미니님은 그렇게 자신의 염원을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더 이상 생명을 던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지금의 死 대강이 아닌 흘러가는 대로 굽이쳐 가는 강물로 두었으면 합니다.
지금이라도 멈추었으면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인위적인 시설들을 걷어내고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자꾸 자연을 포장하려 합니다.
이제 그만하였으면 합니다.
제발 더 이상 자연의 숨통을 막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상은 사미니님의 그런 간절함이 그분들의 가슴에도
전달되기를 그분들의 신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더 이상 이제 그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