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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한번 죄 지은 사람은 일도 하지 마라

by 자광 2011. 10. 10.

오늘 사무실에서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아들에게 전화가 한통 왔다.
전화기 너머 아들은 울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묻자 옛날에 잘못한 기록 때문에
지금 일하는 곳에서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어릴 때 철없이 저질러 버린 잘못이 못이 되어 어른이 되어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아들에게 화살이 되어 되돌아와 가슴에 꽂힌 것이다. 잠시 가슴이 짠하게 아파왔다.
그리고 울먹이는 아들에게 일단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자고 달래서 차조지종을 물었다.



아들이 지금일 을 하는 것이 보안과 관련 된 일이다. 그런데 신원조회 결과 과거에 아들이
잘못한 것이 즉 전과기록이 나오면서 부적격자라는 것이다.
사실 아들은 그동안 나름 열심히 출근하고 바로 오늘 의료보험증이 나와 이젠 월급은 조금 작아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나름 열심히 노력하면서 출근을 해 왔다.

그리고 동료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내고 아무 일 없이 지내다가 뜻밖의 소식에 좌절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이중 처벌이 되는 것이다. 어릴 때 정말 뭣도 모르고 저질러 버린 잘못이
지금 족쇄가 되어 다 잊고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아이의 목줄을 졸라 버린 것이다.

참 슬픈 세상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이해를 한다고는 하는데 가슴으로는 운다.
아들의 울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더 슬프다. 후회를 해도 이미 지나버린 과거고
그 과거의 족쇄는 아마도 평생 아들에게 멍에가 되겠지.

그동안 열심히 이런 일 저런 일 마다않고 잘해주고 있었는데. 뜻밖의 일 때문에
아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 참 슬프다. 잘못에 대한 죗값은 이미 충분히 치렀고
사회에 나와서는 나름대로 정직하게 반성하면서 다시는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였는데 그 상처를 점점 지워가던 그 상처를 다시 들쑤셔 버린 것이다.

아들은 그것이 슬픈 모양이다. 이젠 기억에서 지웠는데 어릴 때 한 때의 잘못이기에
더 이상 그렇게 철없는 행동하지 않으리라 쉬는 날도 없이 어떤 일도 마다않고
인력에 나가 열심히 땀 흘리다가 그래도 나름대로 월급을 떠나 고정된 일자리라고
열심히 하겠다고 구두도사고 옷도 사고 새벽에 일어나 열심히 출근하더니…….
그렇게 그곳에서 과거 때문에 상처를 받을 줄이야…….

내 아들이라 지켜주지 못한 것이 아프고 힘이 되어주지 못한 것이 아프고
우리사회가 그렇게 한번 잘못한 사람들을 항상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음으로
인해 일자라 까지 차별을 받고 잘하고 있던 일조차 쫓겨나야 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누구든 한번쯤 잘못을 한다. 그리고 뼈아프게 반성하여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문제아로 낙인을 찍혀 버린 뒤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나 보다.
슬프다. 정말 슬프다.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아들이었기에 더 슬프다.
오늘 따라 술이 마시고 싶다. 그리고 아들을 가슴에 안아 다독이고 싶다.
내가 너를 믿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