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마침 알고 지내는 분의 아들이 오늘 결혼을 한단다.
그 아들의 지금 나이는 40대 초반이다. 그런 아들이 러시아 며느리를 데리고 와서 결혼하겠다고 해
러시아 에서 결혼을 하고 다시 한국에서 한 번 더 결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나이 40이 넘은 아들이 그동안 분명 직장생활을 했는데도
결혼을 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부모에게 강제하는 것이 문제였다.
아들의 동생은 미용실을 운영하며 아주 억척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아들은 그런 동생 조카들에게도 그동안 10원짜리 하나 안 챙겨 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혼자 직장생활하면서 다 소비하고는 저축은커녕 모든 것 결혼 준비를 어머니에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고 아들의 행동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처럼 망설임이 없다.
심지어 차를 사면서 그것도 중형차 구입하면서 여동생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한단다.
솔직히 돈도 한 푼 없으면서 차는 또 중형으로 마련을 하는데 그 차 구입에 대한 보증을 여동생에게 하는 것이다.
동생은 끝까지 거절했다고 하지만 그 어머니는 결국 차를 마련해 준 모양이었다.
그 어머니가 화장품 팔면서 모은 돈으로 아들은 차를 사고 러시아를 가서 그곳에서 결혼을 한 것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은 결혼을 하고 난 뒤 살집을 어머니 에게 마련해 달란다고 한다.
그동안 자신은 모아 논 돈 한 푼 없이 놀려 다녔다고 한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에게 조차
한 푼도 준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단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차 사 달라, 집 사 달라, 결혼시켜달라고
떼를 쓰는데 결국 그런 자식에게 지고 만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렇게 저렇게 돈을 마련해
이번에 결혼을 시키는 것이다. 즉 두 번째 결혼을 하는 것이다.
한번은 러시아에서 또 한 번은 한국에서
그 경비는 모두 그의 어머니가 지불하는 것이다. 그의 어머니가 피땀 흘려 번 돈을
아들은 오늘 너무나 뻔뻔하게 얼굴에 미소가득하게 지으며 쓰는 것이다.
그런 결혼식장을 아들이 아닌 그의 어머니 때문에 다녀왔는데 참 기분은 씁쓸하다.
왜 일까?
단지 부모이기 때문에 40이 넘은 아들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가.
그 아들은 사지 멀쩡하고 직장생활도 잘하고 있는데 40년 동안 모아둔
돈 한 푼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나는 그 어머니의 미래조차 답답해진다.
그 아들의 뻔뻔함이면 충분히 그의 어머니 등골을 빼먹고도 말 인간이기 때문에…….
결혼은 축하 해주어야 하는데 나는 왜 식장에서 웃고 있는 그 아들의 얼굴에서
참 뻔뻔하다고만 느껴지는 것일까? 답답하다.
그리고 가끔 그의 동생이 운영하는 미장원 앞에 이번에 마련한 중형차를 몰고 그의
러시아 신부가 음식을 할 줄 모른다고 밥 달라고 오는 모습을 보면서
더더욱 가슴이 답답해진다.
오늘 결혼식장에도 신부는 화장과 웨딩드레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30분이나 식장에 안 간다고 떼를 쓰다가
겨우 달래서 식장에 데려 왔다고 한다. 참 미래가 걱정이 된다.
그런데도 아들은 신부만 보면 마냥 히죽히죽 거린다.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