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 피로하고 고통스러운 것은 놓아버려야 할 것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동냥그릇의 비밀>
옛날 욕심 많은 왕이 살았다.
왕은 많은 재화와 보물을 가지고 있었지만, 항상 더 많이 가지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거지 하나가 왕 앞에 나타나 왕에게 부탁했다.
"위대한 왕이시여, 제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왕은 거지를 보고 말했습니다. "무슨 부탁인가?"
"제가 가진 동냥 그릇을 물건으로 채워주셨으면 합니다."
왕은 거지가 들고 있는 동냥 그릇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왕인 나에게 고작 그런 부탁을 하다니 정말 재미있구나.
그 정도의 부탁은 얼마든지 들어주마.
기왕에 네가 부탁을 했으니 그 동냥 그릇에 돈을 가득 채워주마."
왕은 곧바로 신하에게 거지의 동냥 그릇에 돈을 가득 채워주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거지의 동냥 그릇에 돈을 쏟아 부었지만 동냥 그릇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급기야는 갖가지 보석들이 날라졌고, 왕궁의 보물 창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거지의 동냥 그릇은 여전히 텅 비어 있는 거였다.
그 그릇에 들어가기만 하면 뭐든지 즉각 사라져 버렸다.
왕은 거지에게 물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 부었는데 네 동냥그릇이 채워지지 않으니 어찌된 일이냐?
무슨 요술이라도 부린 것이냐?”
그때 거지는 갑자기 천사의 모습으로 변했다.
천사로 변한 거지는 왕에게 말했다.
“비밀 같은 건 없습니다.
이 동냥그릇은 그저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져 있을 뿐입니다.”
<욕심은 버려야 채워진다.>
부족함이 많은 인간이기에
더 바라고 더 갖기를 원하는 욕망은 끝이 없다.
어느 하나를 절실히 원하다 소유하게 되면 그 얻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짧은 여운으로 자리하고
또 다른 하나를 원하고 더 많이 바라게 된다.
욕심은 그렇듯 채워지지 않는 잔이다.
주먹을 꽉 쥐면 그 안에 아무 것도 없지만,
주먹을 펴면 그 안에 모든 것이 있다.
좋은 것을 담으려면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
욕심은 버려야 채워진다.
속이 가득 찼다고 소리를 내는 게 아니다.
악기는 비어 있기 때문에 울린다.
비우면, 내면에서 울리는 자신의 외침을 듣는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 없이 비워 버린다.
항상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지향하는 본능적인 욕심과 충동의
꽁무니를 끊임없이 쫓아다니기만 할 게 아니라,
때로는 버리고 비워 멈추어 서서 ‘순간의 행복’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가장 향기로운 향수는 가장 작은 병에 담겨져 있다.
커다랗고 화려한 외면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지 않는다.
사람들은 가질 줄만 알지 비울 줄은 모른다.
모이면 모일수록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무겁게 짓누른다.
생이 피로하고 고통스러운 것은
놓아버려야 할 것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짓누르는 물방울을 가볍게 비워버리는
연잎처럼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야 할 지를 알아야 한다.
두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은
그 의미를 모른다면 무거운 짐일 뿐이다.
두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더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것이다.
감당할 수 없으면 미련없이 버려라!
감당할 수 없으면 미련없이 나누어 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