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곤하게 잠이 온다.
그 달콤한 단잠을 전화벨 소리가 깨운다.
현대의 자명종처럼
아주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바로 전화벨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선율을 넣고 사용해도
결국엔 멈추고 만다.
울려서 자신을 멈추게 만든다.
자신의 존재보다는 본래의 목적을
위하여 자신은 그저 희생을 한다.
아. 파릇파릇 봄이 올라온다.
저 땅 아래 그 무엇이 저 많은 생명들을 품고 있는지
흥얼흥얼 노래가 나오듯이
상그럽다
모두가 연한 초록으로 세상을 잉태해간다
대지의 자식들이 하나둘
깨어난다.
하늘을 향해 잎을 피우면서
졸린다…….자야지
2002년 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