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동용궁사는 차라리 시장판이었다. 며칠 전의 교통사고로 인해 머리가 깨어지듯이 아프다. 쉬운 일을 어렵게 처리하는 사람을 상대로 하려니 더욱 힘이 든다. 오늘은 그런 머리를 털어버리려 나선 길이었다.
얼마만의 편안함인지 얼마만의 자유로움인지. 어찌 되었건. 해동용궁사로 가는 길 앞은 차라리 난전이었다. 어깨를 치며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나도 있지만 왠지 이질감을 느낀다.
차라리 내가 잘못되었다. 여기저기 용왕제를 지낸다는 명분으로 음식물을 바다에 투척한다. 갈매기들은 그걸 먹으려 덤빈다. 파도에 실려 비닐봉지들이 바닷가를 오락 인다. 보기에 안 좋다.
보기에 좋은 해동용궁사는 예전의 수행도량이 아니었다. 들끓어 넘치는 저잣거리 이었기에 여기저기에서 동전들을 놓고 비는 불자들의 발원이 가득하다. 심지어 불을 태운자리에 10원짜리 동전이 가득하다.
아깝다 동전을 태운다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인데 차라리 사찰측에서 용왕제를 지낸 과일이며 음식을 기부 받아. 좋은 곳에 기부나 하면 안 되나 하는 안타까움이 인다.
사과며 배. 밀감이며 과자들이 물위에 보기 싫게 둥둥 떠다닌다.안타깝다. 정말 안타깝다.시방삼세 가득하신
부처님이 따로 어디에 있기에 구하려 다닌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