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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하늘과 땅

by 자광 2009. 5. 17.

하늘이 흐리다 태풍이 온다고
방송은 떠들고 나는 이렇게 방안에 있다
무엇을 걱정해야 할지를 모르니
그것이 걱정이다.
방안 창문을 여니 아파트가 세상을 가로 막는다
저 앞 바다도 이젠 얼마 후면 커다란 빌딩으로
가로막힐 모양이다.
바다는 자꾸 시야에서 사라진다.
안타깝다…….옥상에서 밤바다를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젠 바다는 점점 멀어진다.
세상이 어둑어둑해진다.
제법 구름이 검게 세상과 좀 더 가까워지려는 듯
땅바닥에 바짝 몸을 된다.
저 먼 바다엔 더욱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되어 있다.
그렇게 만나 사랑을 하는 듯하다.
약간은 시끄러운 차들의 부우웅이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역시 하늘이 낮아진 모양이다.
아이들의 외치는 소리. 들려오니
아 아직은 내가 살아 있구나 싶다.


머리는 조금씩 아프고
오늘이 아버지 기일이라는 소리에
차를 몰고 가야할 내가 조금은 피곤하다.
가신 분을 기억해야 하는데
내겐 아무른 기억이 남아 있지를 않다
머리하얀 노인네 한분 잠깐 스치듯 지나갈 뿐
아무른. 감정이 일지를 않는다.
인연에 의해 왔다가 인연의해 간다.
나도 언젠간 가야 할 길이기에.
전혀 낯설지 않다.
어둑어둑 비가 세차게도 때릴 모양이다.
세상의 구석구석 가려진 곳마저
깨끗이 씻기기를.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 가슴
아프게 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하늘이 어둡다. 세상과 좀 더 가까워진다.
구름 검게 드리운다.
내 가슴속 깊은 아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