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이라도 올 것처럼 하늘이 잔뜩 흐립니다.
누군가 그립습니다.
내 나이 다섯 살 때
하얀 꽃상여를 타고 가신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문덕 어린 날의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릅니다.
두 살짜리 동생을 등에 업고
비는 질척질척 오는데
아마도 봄인가 봅니다.
아. 이젠 그 추억마저 아련해져 갑니다.
잊으려고 합니다.
이렇게 가끔 떠오르는 얼굴도
반 이상 지워져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내가 비오는 저녁 그렇게 아련한 가슴이 되곤
하는 것이 그런가. 봅니다.
가슴 저 깊이 숨겨진 그리움인가 봅니다.
당신을 떠나보내며
다시 올 줄 알았던 그 기다림이
바로 그리움 되었나 봅니다.
나(我)/빛 바랜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