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나는 비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비를 맞는 것은 싫어한다.
하지만 해가 저물고 가로등 불빛에 하나둘 불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림자 길게 늘어뜨린 모습을
나는 참 좋아 한다.
가슴에 어떤 쏴한 느낌이 일어나면서
아련한 추억들이 하나둘 생각난다.
딱히 기억할 만한 것도 없을 텐데 왜 아련한 추억이 자꾸
일어나는지 나는 모르겠지만
그 느낌은 참 좋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감정조차 메말라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땐 나도 모르는 또 다른 나에게서
아련한 바람이 불어
내 온몸을 돌아 나오면 나는 나도 모르게 슬퍼진다.
사랑도 하고 싶고
사랑도 주고 싶다.
누군가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싶다.
그리곤 달콤한 포도주에 흠뻑 취해 자고 싶다.
깊고 깊은 잠을 아무 미련 없이 자고 싶다.
왜 일까. 이 기분은 또 뭐지
그저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람
그저 값없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을
나는 꿈꾸고 있다.
그래서 나는 길을 떠난다.
그런 사람 만나려 길 없는 길을 떠나는가 보다.
운명처럼
아낌 없는 사랑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