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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302

삭제(Delete) 나는 어릴 적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편지를 쓰고는 했다. 그리곤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는 그 사진이 나오는 동안의 설렘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참 좋다. 그렇게 몇 번의 실수와 고침으로 편지를 쓰 놓고는 때론 부치지도 못한 채 그저 가슴속에 꼭꼭 간직하기도 했다. 또 영 초점이 맞질 않아 엉망이 되어버린 사진을 가지고 아쉬워 쩔쩔매던 안타까움으로 헛웃음을 짓지 않았는가. 하지만 요즈음 어떤가. 편지는 이미 지나가버린 역사가 되어 버렸다. 동네에서 흔하게 보 던 우체통이 사라지고 심지어 가까운 곳에 우체국조차 보이질 않는가. 집에 오는 우편물도 편지라기보다는 주로 요금청구서나 상품 안내서 등 등 인쇄물이 고작이다. 편리한 메일이 있어 그 나마 안부를 묻던 것조차 이젠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대.. 2009. 9. 8.
이젠 나를 놔 두고 싶다 오늘 아시는 분의 사정으로 장유를 방문하였다. 사람이 사람을 소개 하면서 왜 그리 썩 유쾌한 생각이 안 드는지…….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소개 해 달라고 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하려 해도 그 사람이 워낙 바쁘니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기다릴 수밖에 그는 이미 나름 성공한 사람이고 이쪽은 지금 한참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별로 개입하고 싶지가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는 관계하고 싶지가 않다. 이런 저런 일들로 복잡해지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저 편안하고 싶다. 예전에 나는 참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렸다. 이런 저런 하소연들을 내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 사연들을 듣고 있노라면 머리가 터지도록 많이 아팠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러고 나면 편안하다고 했다. 나는 단지 들.. 2009. 9. 1.
가을 느낌이 묻어 난다 이제 제법 아침과 저녁엔 공기 중에 가을 느낌이 묻어 난다. 조금은 쌀랑하기도 하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나는 그 쏴한 느낌이 좋다. 그렇게 계절은 어김없이 지나가지만 나는 자꾸 뒤로 내 평개 쳐 지는 느낌이 든다. 자꾸 의미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무엇에 대한 열망이나 어떤 희망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자꾸 사람들에게 실망을 한다. 물론 실망할 것도 없음을 알지만 그런데도 자꾸 나는 실망을 한다. 그것이 나를 못견디게 한다. 여름이 가면 분명 가을이 오는데 가을이 오면 또 분명 겨울이 올텐데 왜 나는 이렇게 무력하게 고뇌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참 많이 힘들다...나의 무능이...., 2009. 9. 1.
어항속 물고기 우리 집 어항에는 물고기가 열세 마리가 살고 있다. 예전에는 제법 많이 큰놈을 키운 적이 있는데 그 놈이 다른 물고기를 다 잡아 먹는 바람에 결국에는 나중에 자기 혼자 어항을 차지하고 살아야했다. 그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일부러 작은 물고기들만 사다가 키웠는데 제일 먼저 죽은 놈이 구피 종류의 고기 고 그 다음 가운데 빨간 줄이 있는 고기다. 결국 그놈들 몇 마리가 죽고 나자 고기들은 이제 제법 제자리를 찾았는지 며칠째 잘 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어항을 쳐다보면 참 우습다. 마치 세상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 가끔 다른 물고기들이 유독 한 마리의 물고기를 왕따 시키기도 하다가 어느 날은 또 다른 물고기를 왕따 시킨다. 또 개중에 난폭한 놈은 다른 물고기를 틈만 나면 괴롭힌다.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는 .. 2009. 7. 27.
가출 오늘 아들을 만나려 다녀왔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어제 아들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목소리만으로도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내일 가려고 했다니까. 미안해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식이 무엇일까? 바로 며칠 전 딸 아이 때문에 안 좋은 문자를 받았다. 나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엄마 없이 혼자 나름 애를 쓰고 키웠는데도 아이들은 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꾸 어긋나더니 결국은 자신들의 뜻대로 집을 뛰쳐나가기를 수십 번 반복하였다. 내 나이 5살 때 어머니 떠나시고 아이들에게 만큼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도록노력 했는데 결국 엄마 없는 아이들로 만들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과 나의 사랑으로는아이.. 2009. 7. 24.
이별과 더불어 산다는 것 산다는 것이 참 우습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살아 있으니 그냥 살아간다. 무언가에 의미를 두고 살아야 하는데 그 의미를 둘 만 한 것들이 하나둘 내 곁을 떠나간다. 그동안 맺어온 소중한 인연들이 차례로 떠난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것인데 처음 이별은 내 나이 5살 때의 어머니와의 이별이다. 아버지와 큰 싸움을 하고 나서 내가 기억하기로 아버지와의 다툼 끝에 어머니는 병원으로 실려 가셨다. 그리고 그날 밤 어머니는 잠든 덧이 누워 있는 채로 집으로 돌아와 하얀 꽃상여를 타고 떠나 셌다. 그날 아마 비가 조금씩 왔다. 우리 집은 가난하여 화려한 꽃상여가 아닌 동네에서 함께 사용하는 하얀 꽃상여 가 집 앞에 와서 어머니를 싣고 떠나가셨다.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고 첫 번째 가슴 아픈 이별이었지만 나는.. 2009. 7. 18.
전어의 계절이 다가온다 이제 얼마 후면 본격적인 전어의 계절이 시작된다. 전어가 어떤 맛인지는 알 만한 사람이 이미 다 알 것이다. 불 위에 노릇노릇 구워 먹어도 좋지만 회로 먹어도 그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옛말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맛이다. 얼마나 맛있으면 이런 말이 생겼을까? 나는 사실 회를 잘 먹질 않는다. 조금만 많이 먹어도 속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 얼마 전 친구들이랑 같이 바다낚시를 하다다 문득 나는 장난이지만 잡히는 고기들에게는 생명이 달린 것이구나 싶어 낚시도 안간지 꽤 오래되었다. 나의 재미와 취미 생활을 위해 물고기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 마저 싫어졌다. 그 후 이상하게 회가 싫어지고 먹고 나면 꼭 탈이 생긴다. 그래서 전어회가 맛있다고 는 하지만 먹어보는 것은 꺼려했다. 지금 내가 살.. 2009. 7. 10.
하늘에 구멍이 뚤렸나 어제 하늘엔 구멍이 뚫렸는지 정말 비가 끝없이 쏟아졌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면서 그래도 나는 이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참 행복하다 생각을 한다. 그렇게 몸 누일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어 비를 피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그렇지 못한 수많은 중생들도 있을 텐데 나는 그래도 비를 피하여 이나마 글을 올릴 수 있느니 행복한 것이다.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난리다. 하긴 인간들이 그동안 자연에 행한 행위를 생각하면 이것도 약과다. 좀 더 좀 더 하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마구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이기주의가 바로 어느 순간 재앙이 되어 어쩜 한 순간 인간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릴지 모른다. 우주에서 보면 한줌의 먼지에 불과한 지구에서 인간은 자신들이 마.. 2009. 7. 8.
장맛비가 내린다 이젠 비가 내린다. 장맛비가 촉촉이 내리기 시작한다. 나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도 없이 세월을 보내고 비는, 세월은, 자연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순리대로 흘러간다. 내가 그렇게 존경하던 노무현 대통령도 가시고 팝의 황제라는 마이클 잭슨도 가고 그렇게 지구의 한 점에서 그래도 이름을 올렸던 분들이 가도 우주에서 보면 한 점 먼지일 뿐 자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흘러간다. 나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하던 것들도 나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간다. 그렇다고 내가 무능력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어차피 세상에는 중생들의 숫자만큼 우주가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신이 그 우주의 주인이고 자신이 있어 우주는 있고 자신이 사라지면 우주도 사라지기 때문에 천상천하 유아독존 인 것이다. 비가오고 쓸쓸해.. 2009. 7. 1.
사랑하고 싶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나는 비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비를 맞는 것은 싫어한다. 하지만 해가 저물고 가로등 불빛에 하나둘 불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림자 길게 늘어뜨린 모습을 나는 참 좋아 한다. 가슴에 어떤 쏴한 느낌이 일어나면서 아련한 추억들이 하나둘 생각난다. 딱히 기억할 만한 것도 없을 텐데 왜 아련한 추억이 자꾸 일어나는지 나는 모르겠지만 그 느낌은 참 좋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감정조차 메말라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땐 나도 모르는 또 다른 나에게서 아련한 바람이 불어 내 온몸을 돌아 나오면 나는 나도 모르게 슬퍼진다. 사랑도 하고 싶고 사랑도 주고 싶다. 누군가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싶다. 그리곤 달콤한 포도주에 흠뻑 취해 자고 싶다. 깊고 깊은 잠을 아무 미련 없이 자고 싶다.. 2009. 6. 20.
견딜 만 하다 어제를 생각하면 아직도 얼얼하다. 이빨 하나 뽑았을 뿐 인데 그것도 수술이라도 참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병원에서 챙겨준 약을 먹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무얼 먹기는 해야 하겠고 할 수 없이 죽을 먹는다. 그 나마 그 죽이라고 먹을 수 있으니 참 행복한 것이다. 오늘 다시 소독을 하기 위해 병원을 다녀왔다. 무언가 씁쓸한 하여간 기분 나쁜 액체를 입안에 마구 분사를 하고는 의사 선생님이 이리저리 입안을 보고는 상태가 좋다고 한다. 어제 는 피가 많이 나 걱정을 했다며 오늘은 상태가 많이 좋단다. 그리고 다시 26일 날 내원하여 실밥을 뽑자고 한다. 이젠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 뼈와 하나가 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건 다소 엉성한 가치를 하고 병원을 나서 다시 집으로.. 2009. 6. 18.
세월아 요즈음은 어찌 된 일인지 아침에 일어나기가 참 힘이 든다. 몸이 영 예전 같지 않고 그저 이리 저리 한참을 비틀거리고 나서야 일어 나진다. 마음은 멀쩡한데 몸이 엉망이라는 이야기가 바로 지금 내가 격고 있는 현실이다. 분명 잠은 깨었는데 몸은 영 개운하지 않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세상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더니 그렇구나. 모든 것은 이렇게 변하는 구나 내 몸의 세포들도 하나둘 지쳐 가는 구나 그러니 이렇게 모든 것에서 무력함을 보이지 틈만 나면 자리에 앉고 싶다. 또 버스를 타고 예전에는 서있어도 괜찮았는데 요즈음은 몸이 피곤하니깐 자꾸 눈치를 보고 빈자리를 찾는다. 그것이 나를 참 한심하게 한다. 하지만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어쩔 수 없는 현실 제행.. 2009. 6. 13.
내 차를 병원에 보냈다. 오늘 내차를 잠시 병원에 보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작은 차지만 나에겐 소중한 차다. 세차 한번 제대로 번번이 못해주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데 결국 오늘 병원에 보내게 된 것이다. 조금은 시원섭섭하다. 한 며칠 차 없이 살아야 한다. 견딜 수 있으려나……. 저 멀리 보이는 다리가 바로 마창대교 다. 요금이 비싸 우리는 잘 이용하지 않지만 보기는 좋다. 바다를 가로질러 마산과창원을 연결해 주고 있으며 그 바로 앞에는 또 바다를 메워 지금 한참 컨테이너항으로 개발 중이다. 가슴이 답답하다.왜 인간은 이렇게 지독하게도 이기주의자들 일까? 무엇이 진정 후손을 위하는 것일까? 가만히 있는 바다를 메우고 땅을 넓히고 또 그 위에 공장을, 아파트를, 항만을 조성해서 얻는 이익만 생각하지 .. 2009. 6. 12.
왜 하필 님이십니까? 어제 아침에 들어온 충격 적인 소식에 지금도 그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가슴이 덜컥하고 내려 앉아 버린다. 난 그렇게 정치인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예외다. 그분이 비록 검찰의 수많은 의혹을 받아왔지만 그것은 단지 의혹일 뿐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나라의 검찰은 단지 의혹만 가지고 증거도 하나 없이 전직 대통령을 소환하는 엄청난 무례를 저질렀다. 그것도 모자라 갑자기 생일선물로 받은 시계까지 언론에 흘러 나와 그분의 명예를 땅이 떨어뜨려 그분이 가시는데 일조를 했다. 아니라곤 못할 것이다. 지난 1년을 넘게 그분을 털어왔지만 뚜렷한 증거 하나 나타나지 않고 단지 의혹만 가지고 그분을 1년 넘게 괴롭혀 왔다. 현 정권에서는 유독 지난 정권의 치부.. 2009. 5. 24.
하늘이 무너졌다 오늘 아침 충격적인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곧이어 제발 거짓말이기를 또 아니겠지 하는 슬픔이 밀려온다. 옆에 있던 사람이 울먹인다. 나 또한 가슴에서 부터 어떤 울분과 더불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그 나마 내가 존경할 수 있었던 분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이 땅에서 벌어지는지. 얼마 전에 화포천 청소를 하실 때 취재를 위해 가까이서 뵐 때 만 해도 그분에서 풍기던 그 선한 기운에 난 다시 한 번 더 이분은 정말 존경해도 될 분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런 분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단다. 그런데 또 한 번 충격을 받은 것은 그래도 전직 대통령이셨던 분을 사망이라고 표현을 한다는 것 이었다. 서거라는 표현도 아니고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언론사들의 그.. 2009.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