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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가을에 들고 싶다

by 자광 2009. 10. 30.



가을에 들고 싶다.
음악을 들으며 조금은 쌀랑한 바람이 부는
단풍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에 들고 싶다.

 
가을은 나를 사색하게 한다.
내가 시인이 되어.
이런 저런 시들을 마음껏
하늘에 적어
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하고 지우기도 하지만

나는 가을이 되면
여전히 텅 빈 거리를 걷고 싶어 한다.
은행잎 노랗게 어께 위로 떨어지고
나는 그 거리를 걷는다.
혼자 영화를 찍으며
그렇게 청승도 떨어본다.

나는 다만 그렇게 온몸으로
가을에 들고 싶을 뿐이다.
나는 가을에 들고 싶다.
아니 가을이고 싶다.
발끝에 나 뒹구는 가을을 마주 잡고 실컷 울고도 싶다.
누구라도 좋다.
그냥 그렇게 가을엔 한번 실컷 서럽게, 서럽게 울어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