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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허튼소리

태풍이 온단다

by 자광 2010. 8. 10.


지금 내가 있는 사무실은 시장상가 건물이다.
조금은 오래되었지만 지붕들이 잘되어 있어 비가와도 비 맞을 염려는 없다.
하지만 조금 덥다…….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고 있어야 견딜 수 있을 정도지만 당당히 버티고 있다.
 
이제 주소도 옮겨야 하고 뭐 이런저런 절차들이 남아 있지만
이 무거운 몸이 꼼짝 하지를 않는다.
움직여야 무언가를 하는데 움직이려 하질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나는 가끔 다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신기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들 제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것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살고 죽고 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내가 알고 있다는 이 작은 지식보다
내가 보고 듣는 이야기들 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만 가지고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눈에 보이는 세상만 보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내가 보는 것 보다 보지 못하는 것이 더 많음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말을 듣는 것이다.
'한치 앞도 모른다.'
그렇게 한치 앞도 모르면서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어리석음으로 인해 인간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수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전부에 비하면 먼지보다 작은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다 알고 있다하니
어리석은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겸손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 또한 우주에서는 한 점의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우주 또한 더 큰 우주에 비하면 한 점에 지나지 않는 것을
그런 인간이 어찌 우주를 말하고 진리를 말한단 말인가?
먼지보다 작은 것들을 그 안다는 것 또한 인연이 다하면
사라져 없는 것을 안다한다.
 
오늘 이렇게 지붕을 세차게 치는 태풍 또한 오늘은 자신이 최고 인 줄 안다.
하지만 그 또한 인연이 다하면 다시 잔잔한 미풍조차 일지 않는
무(無) 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