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참 황당한 일을 당했다.
아들과의 문제로 야단을 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휴대폰을 던져 버리는
멍청한 짓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 행동이 나와 버리고 나서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지고 나서였다.
휴대폰은 두 동강이 나버리고 아들은 아들대로 지 맘 몰라준다고
난리다. 순간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
결국 내가 지고 만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이기고 지고 할 것도 없지만 자식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식의 입장에서는 생각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단지 내 입장에서 야단만 치고 말 안 듣는다고 화를 내고는 한 것은 아닌지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문제는 매장에 들어가 휴대폰을 고르면서 발생한다.
011 번호를 사용하는 나에게 휴대폰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왜 오래 사용한 것이 죄가 되어 푸대접을 받는 것이다.
2G 망 서비스는 별로 없거나 아예 휴대폰 종류조차 다양하게 나오질 않는 다는 것이다.
즉 정부에서 010 번호통합 정책에 의해 상대적으로 011이나 기타번호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강요하는 것이다.
왜 대한민국은 인권을 생각하는 나라인 것이 분명한데
개인이 사용하는 전화번호마저 통합운운하며 바꾸려 하는 것일까?
이 번호로 그동안 쭉 이런저런 일들을 해온 나로서는 황당할 뿐이었다.
대한민국 어딜 가도 바로 이 번호가 나의 상징처럼 그들은 내가
그 번호로 전화 하면 항상 받는다고 생각하게끔 노력해 왔는데
바꾸라고 강요를 한다.
아니 이젠 휴대폰 선택의 폭마저 줄여 버렸다.
스마트폰 열풍이 아무리 불어도 그림의 떡이다.
나도 편리하게 사용해보고 싶어도 어림없는 이야기다.
아예 선택의 기회조차 주질 않는다.
그들에겐 편리와 이익이 목적이지만 나는 개인이지만 신뢰가 목적이다.
그런 개인의 신뢰관계를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흔들어버린다.
무엇이 옭고 그런 것인지도 모른 채 정부가 하라면 하라는 대로 끌려 다녀야 하는지
아님 어떤 문제로 인해 번호를 바꾸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제한된 모델들 중에서 휴대폰을 바꾸어야 할 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책이란다…….
심지어 최근에는 3년 뒤에 바꾼다는 조건으로 스마트 폰으로 바꿀 기회를 준단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론 아무 문제없이 3G 망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인데
정책에 의해 강제되어 왔을 뿐인 것이다.
그러면서 시장경제를 이야기 한다.
시장경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개인의 선택권마저 제한하는 세상인 것이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