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몰러 올 때 쯤이면
나는 내가 돌아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음을 행복해 한다.
비록 비좁고 허술 하지만
그래도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는
돌아 갈 곳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돌아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외롭다.
중생은 어디론가
어둠이 오면 돌아간다.
모양이야 다르지만
동물은 동물대로 벌레는 벌레 나름의
둥지로 돌아간다.
우리네 인간도 세상에 올 때처럼
그렇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자신의 업이 다하고 인연이 다하면
또다시 인연의 연결고리를 향해
돌아간다.
원래 의 자리로
부처님은 바로 본래 그 자리에 계신분이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최종적인 자리
진리의 본자리
태초의 자리
공(空) 의 자리로
우리는 어쩌면 귀소 본능으로
진리의 본래모습으로 돌아가려 하는지 모른다.
나는 어둠이 들 때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있음이 행복이다.
피곤 한 몸 누일 곳이기에
진리의 그곳 다 털고
윤회의 매듭을 끓어 버린 체
돌아가야 할 둥지이기에
제각각 어디론 가로 돌아간다.
해탈의 길로
[2008년 12월 5일 작성한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