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을을 타나보다.
며칠 정신없이 바쁘다. 나름 이것 저것 해보려 시도하지만
되돌아 서면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
그저 남는 것은 피곤함 뿐이다.
여기저기 무언가를 위해 돌아다니며 또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건 피곤함과 무력감이다.
나의 존재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느껴지지.
옆에서 하는 부탁들 다 들어주려는데
정작 내 자신의 일들은 무심하다.
그것이 나를 자꾸 더 슬프게 한다.
아침에 일어날라 치면 피곤에 쩔어 있는내가
허리가 아파 제대로 펴지도 못하면서
아닌척 하는 내가 참 밉다.
나도 힘들다고 거절하고 싶은데
거절하지 못해 생기는 불편함들을 털어버리고 싶은데
정작 상대의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그냥 덮어버린다.
그렇게 세월이 자꾸 지나간다. 나는 피곤함에 지쳐 가지만
세월은 화살을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과녁을 향해 나아간다.
그것이 아마도 삶인 것 같다.
되돌아 볼순 있지만 돌이킬 수는 없는
그것이 바로 세월인가 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 다른 같은 나인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 또 다른 것
그렇게 찰라가 이어져 지금의 나로 이어지는 구나 싶다.
그 찰라 찰라의 순간에도 나는 돌이켜 보면 존재하지 않는
허상일 뿐이다.
그런 허상이 웃고, 울고, 아파하고 고민하고 행복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