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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가을타는 남자

by 자광 2011. 11. 3.



나도 가을을 타나보다.

며칠 정신없이 바쁘다. 나름 이것 저것 해보려 시도하지만
되돌아 서면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
그저 남는 것은 피곤함 뿐이다.
여기저기 무언가를 위해 돌아다니며 또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건 피곤함과 무력감이다.
나의 존재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느껴지지.
옆에서 하는 부탁들 다 들어주려는데
정작 내 자신의 일들은 무심하다.
그것이 나를 자꾸 더 슬프게 한다.
아침에 일어날라 치면 피곤에 쩔어 있는내가
허리가 아파 제대로 펴지도 못하면서
아닌척 하는 내가 참 밉다.
나도 힘들다고 거절하고 싶은데
거절하지 못해 생기는 불편함들을 털어버리고 싶은데
정작 상대의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그냥 덮어버린다.
그렇게 세월이 자꾸 지나간다. 나는 피곤함에 지쳐 가지만
세월은 화살을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과녁을 향해 나아간다.
그것이 아마도 삶인 것 같다.
되돌아 볼순 있지만 돌이킬 수는 없는
그것이 바로 세월인가 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 다른 같은 나인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 또 다른 것
그렇게 찰라가 이어져 지금의 나로 이어지는 구나 싶다.
그 찰라 찰라의 순간에도 나는 돌이켜 보면 존재하지 않는
허상일 뿐이다.
그런 허상이 웃고, 울고, 아파하고 고민하고 행복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