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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삶…….현실

by 자광 2008. 12. 15.

검은 구름 가득할 때 목이 붓고 허리가 끊어지고
머리가 깨어지듯
아픈 고통이 삶에 일부인 냥
구부정한 어깨로 끌며지며 세상사 비관도 하지만
"이놈 의 세상 왜 자꾸 악해져 어쩌"
하는 상훈네 할머니의 근심어린 푸념조차도
산다는 죄로 인한 속죄의 일부인 냥
고개 숙여 허여멀건 힘없는 내몰 골도
원망스러운데
왜 자꾸 검 구름 몰려
비 내리다 지치면 해라도 비치지
지지리도 못난 놈의
한 서러운 기도 소리라고
억수같이 굻어지는 빗줄기처럼
아픔은
더해만 가니

덩그마니 비어있는 내 작은 사랑살이조차도
그릇 몇 개 옹기종기 초라한 부엌살림도
이끌지 못할 커다란 짐처럼
질통지고 삽질하고 파내려간 가난풀이
목 터져라 외쳐보는 피멍울 맺힌 몸부림뿐…….
내목이 붓고 허리가 끊어지고
머리가 깨어지듯 아픈 고통이
썩어문드러진 세상의 흐름인 냥 내 몸으로 받으며
그냥 끌리어도 목구멍에 걸려 넘어오지 못하는
현실.
힘없이 고개 숙인
뒷덜미를 낚아채는 현실은
지금 당장에 아픔도 감당하지 못하는
내가 져야할 가난살이
너무나도 까마득한 절벽 같기만
그 위로 다리라도 놓고 싶은 내한 몸이지만
주름져버린 어느 노인의 검게 그을린
인생처럼 이루기 위해
저 버린 몰골 이지만…….
삶은.......


1989.7.7 천안시 쌍용동 채수창씨 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