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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허튼소리

도량을 도깨비 날 뛰는 곳으로 만들지 말자

by 자광 2009. 1. 21.
오늘은 동지랍니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며 다시 낮이 길어지는 날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팥죽을 먹는 날이기도 하고요, 뭐 그런 동지에 관한이야기나 그런 것은 안하겠습니다. 또 팥죽을 먹는 이야기도요,

오늘은 제가 본 절 도깨비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침에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사무실에 나가니 오늘은 동지라며 절에 다녀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진동에 있는 산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답니다.

어떤 보살님이 스님의 법문 중에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한 비유가 있어 기분이 나쁘다며 요사채로 오세서는 막 흥분을 하시는 것이었답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 절과 인연 맺은 지 10여년이 넘는 분이었답니다. 내가 말이야 그동안 이절에 해준 게 얼만데 나한테 이럴 수 있나 며 격앙된 목소리로 다른 보살님들과 앉아 마구 소리를 내어 떠드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답니다. 10년 동안에 그 보살님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시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그동안 얼마나 무겁게 이고 지고 다녔을까요. 이것이 내가 보시한 것 이것도 내가 보시한 것 이라며 말입니다.

사과 한쪽 쌀 한 되를 보시하면서도 언제나 보시한 흔적을 남겨 두었으니 말입니다. 보시할 적마다 아마도 자신의 장부에 그리고 자신의 공덕으로 그 흔적을 남기시고는 그리고는 그만큼의 가피력을 원하셨을 테니 말입니다. 쌀 한말에 온가족을 수명과 장수와 건강을 그리고 사업번창을 비셨을 테니 말입니다.
 
그것이 참다운 보시일까요. 어느 절에를 가더라도 그 절에는 10년 20년 그 절의 역사만큼의 오랜 신도 들이 계십니다. 그동안 분명히 부처님의 가르침인 하심(河心)에 대해 배우셨을 겁니다. 절에 오래 나가셨으면 아마도 스님의 법문 중에도 여러 번 들어 시고요 자신을 낮추어라…….  그 뿐입니다.

자신이 그 절에 오래 나가셨으면 제일 낮은 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제 갓 불문에 들어오시는 신도들을 지성으로 받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하심입니다. 내가 말이야 이절에 서 얼마나 오래된 신도인데 스님도 나는 무시 못 해 하는 생각이 먼지만큼이라도 있다면.그동안 헛공부하신 것입니다.
 
지금 당장 과연 내가 그러고 있지 않나 생각해보십시오. 오늘 그 보살님께서도 하심을 이해하신다면 그렇게 구업을 짓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진정한 시주란 주는 이가 없어야 한답니다. 삼륜청정보시란 말은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절에 다니신다는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 절에 스님이 좋아서 다닌다고 하지 마십시오. 부처님 법을 배우고 나를 찾기 위해 가셔야지 왜 그 절 에서 수행하시는 스님을 보고 다니십니까. 절 도깨비 많은 곳은 시끄럽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요란함만 있을 뿐 참다운 진리는 없습니다. 절 도깨비는 그 절을 떠나야 합니다.

진정한 불자는 나없음을 아시고 하심 할 줄 아는 보살이며 또 언제나 받들 줄 아는 보살입니다. 10년, 20년, 30년을 그 절 다니셔도 오늘 처음 나온 마음이세야 합니다. 오늘은 오늘일 뿐이니까요, 20년, 30년을 다닌 어젠 이미 어디에도 없답니다. 단지 오늘만이 있을 뿐입니다 제발 절 도깨비가 혹시 자신이 아닌가  한번쯤 되돌아보시기를 이번 기회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