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잠시쉬자/그리움

깊어가는 가을

by 자광 2009. 6. 14.

가을이 깊어 갑니다.
어제 오늘 내린 비가 더욱 가을을 재촉합니다.

먹장구름 가득 하늘에 모여
무언가 의논을 하나 봅니다.
가까이 더욱 가까이 하고 싶어
산허리를 감싸고도나 봅니다.
이젠 가을이 깊어 갑니다.
비가 그치면 들판은 노랗게 물들 테고
내 어깨 위엔 배낭이 매어져 있을 거랍니다
어디론가. 낯선 곳을 찾아 떠남이지요.
발길에 채 이는 낙엽들도
이젠 낯설지 않을 테지요
이젠 눈을 기다립니다.
겨울이 성큼 성큼 뒤를 쫓기 때문이지요.
오고감은 변함없는데
이내 마음만 변치 않을 거라
버티고 있네요.
가을이 깊어 가네요.
알알이 여물어 가는 밤톨처럼
가을은 깊어만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