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은 가야하지만 길이 없습니다.
길 없는 길을 가야 하기에
그 길은 힘이 들지만 힘이 든다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자리한 진리다 아니다 부처다 중생이다
하는 의심하나 거두어 보십시오.…….
그 순간 길도 길 아닌 길도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
허공은 텅 빈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허공 안에는 수천 수억의 우주가 들어 있답니다.
그렇지만 허공은 비어 있다 이야기 합니다.
비어있다 하면 충만을 알지 못함이요
충만하다 하면 공을 보지 못함이니
길 없는 길을 가야하는 나그네 길
나 어디에서 와서
지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한치 앞도 모르면서 내일을 이야기 하는 우리들이기에
도를 구한다면서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답니다.
도를 구하려면 마음 밖으로 발을 내디딤으로
이미 도를 구할 수 있을 텐데도
우리는 그것을 의심합니다.
서울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일단 문밖으로 나오십시오…….
2003년9월12일 오후에
자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