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가 참 좋다.
내리는 비를 보고 있으면 어떤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특히 그 비가 그치고 난 뒤에 비추이는 가로등불이 너무 좋다.
그리고 쏴한 바람에 묻어나는 촉촉함이
나는 너무 좋다.
언뜻 언뜻 스치는 아련한 그리움 때문에
때론 몸서리치도록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하고
또 그런 날 꿈결 같은 사랑도 해보고 싶고
그런 감정이 나에게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비가 오면 나는 그렇게 비에 젖는다.
나는 비가 좋다.
아니 비 그친 뒤 바로 그 느낌이 정말 좋다.
깨끗하게 씻긴 아스팔트며 더욱 싱싱하게 푸르러진 잎사귀며
그 잎사귀에 매달린 수정방울 같은 빗물들이
나는 다 좋다.
그 느낌, 그 냄새, 그 바람까지.......,
하늘에는 먹장구름 가득하고
산허리 휘돌며 안개가 피어나고
나는 그렇게 비만 내리면 그 비속에서 미친 듯이 외로워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비가 오면 나는 그립다.
비가 오면 나는 외롭다.
비가 오면 나는 그 비에 몸속 깊숙이 숨어있던
아련한 그리움 때문에 몸서리친다.
나는 비 오는 날 그 비오는 창가에서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행복한 생각에 잠기고 싶다.
이렇게 비 오는 날에
2010.6.26 비오는 토요일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