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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버스안에서

by 자광 2011. 12. 1.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1국제로봇콘텐츠쇼 취재를 마치고 버스를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본의 아니게 내 뒷자리에 타고 있던 뇌성마비 장애우 여성의 전화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절대 훔쳐듣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본의 아니게 듣고 말았다.

처음엔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누군가 전화를 받자 첫말이

'일자리 구하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다.

거의 울먹이며 하는 그 소리에 갑자기 내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이었다.

그러자 저쪽에서 뭐라 그러니까 다시 그런다 ' 먹고살려니 일을 해야 지 그런데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다'

라고……. 난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미안함을 느꼈다.

두 팔 두 다리 사지 육신 멀쩡한 내가 부끄러웠다. 그 분은 온몸이 마구 뒤틀리고 비비꼬이고 있었지만

일하고 싶었고 아니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런 일자리가 없는 모양이다.

그 여성의 전화 통화는 거의 울먹이는 소리였다.

그리고 너무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이 느껴졌다.

어떤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데 그 일이 노인 분들 목욕시키는 일인데

그 일을 본인이 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바닥에 이끌어 질 수 있는데 그러면 사고나

오히려 일 시켜준 분들에게 피해만 줄 것 같아 못한다며 그래도 무슨 일인가 해야

하는데…….하며 한참을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솔직히 다문화 가정에는 너무 너무 관대하고 이런 저런 혜택들을 많이도 준다.

그런데 정작 자국민에게 돌아가는 복지 혜택은 자꾸 자꾸 줄여 나간다.

먹고 살기 위해 비록 몸이 불편하지만 일을 해야 하는데 일 할 곳이 없다는 그 절박함에

내가 갑자기 울화통이 터지는 현실이 미웠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 자신도 밉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뚤어지는 몸이지만 그래도 일을 해야 먹고 사는데

그런 자신에게 마땅한 일자리가 나타나지 않으니 어찌해야 할까?

무언가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것인데. 그런 일자리가 잘 없는 모양이다.

아님 기회조차 없는지…….가슴이 답답하다. 

그녀에게 부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