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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끈기와 고집의 차이

by 자광 2009. 2. 4.

불과 물은 서로 상반된다. 불이 물을 만나면 꺼지고 물이 불을 만나면 증발한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전 국민의 가슴에서 오히려 더 강렬하게 지금도 활활 타들어 가고 있다.


그 안에는 경찰의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진압에 국민이 피 흘리며 쓰려지는 것을 지켜보다가 또 정부의 오만한 고집에 도저히 참지 못해 빗속에서도 꿋꿋하게 촛불을 밝혀 내 나라의 주권을 찾고 싶은 열망이 깔려 있다.


미국대사라는 사람의 오만 방자한 마치 점령군처럼 구는 행동과 발언들, 대한민국 국민을 무식하다고 더 배워라 는 충고에 지금 국민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가벼운 행동으로 인해 전 국민의 자존심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참으로 가슴 아픈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왜 불과 얼마 전 한일 한방을 주장하며 이 나라를 일본에 팔아넘긴 그 사람들과 왜! 지금 역사를 새로 바꾸며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 하려는 뉴라이트 와 자칭 보수라 주장하는 단체들 그리고 몇몇 인사들, 그리고 이 정부가 겹쳐 보일까?


그들 미국이 진정 이 나라의 동맹이라면 동맹국의 국민들에게 그렇게 자신들이 키우는 애완용 동물로 먹지 않는 쇠고기를 안전하다며 강요하며 먹어라 할 수 있을까? 오직 자신들 나라의 국익과 이운을 위해 동맹국 나라 국민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이번 버시바우 미 대사의 발언에서 보았듯 그들은 우리 국민을 동맹이 아닌 식민지의 무식한 국민 정도로 밖에 보질 않는다. 은연중에 그들은 우리 국민을 무시하고 그들의 우월성이 깔려 있음을 버시바우 대사가 그의 행동과 발언으로 이미 보여주었다.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그 빌미는 현재의 정부가 제공하였다. 한 달 가까이 촛불을 들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단 한 사람의 고집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꾸 의심이 생긴다. 지나가 버린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지고 연관되어지고 혹시 대통령이 미국에 어떤 약점이 잡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자꾸 든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긴 쉽지가 않을 것이다. 끈기와 고집의 차이점은 끈기는 강한 의지에 근거한 것이지만 고집은 강한 공상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대통령의 행동은 어쩌면 강한 공상에 사로잡혀 그의 생각에 자신의 판단을 합리화 하여 그것을 끈기로 착각하고 있는 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보는 국민들 눈에는 대통령의 고집으로 보이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여기서 국민은 대통령의 상위 개념이다. 전 국민이 고집이라며 고집을 꺾어달라고 요구하는데 머슴을 자처하면서도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국민들의 촛불이 점점 타오르며 꺼질 줄 모르는 것이다.그러면서도 그들은 사랑하는 국민을 들먹거린다. 그렇게 사랑하는 국민이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데 고집을 피우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촛불이 모여야 고집을 꺾을지 알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찌 보면 지금 대통령은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모른다. 그동안 그는 젊은 나이에 이미 일찍 많은 사람들에게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 그리고 대 기업 회장에 서울 시장에 항상 떠받듦을 받았다. 그런데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인 대통령인 자신에게 감히 하찮은 국민이 덤비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TV 뉴스 시간에 나오는 청와대의 모습에서 대통령은 항상 의자에 앉은 채로 있고 대통령 실장이나 청와대 대변인은 공손하게 아랫배에 손 맞잡고 나와 차례로 인사하며 보고하는 모습을 본다. 그 모습을 보는 국민으로서 대통령의 권위적인 모습이 마치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제왕적 대통령으로 보인다면 나만의 생각일까?


이제 그만 고집을 꺾을 때가 되었다. 지금 국민의 촛불을 핑계로 고집을 꺾는다고 자존심 상할 것도 없다. 오히려 국민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시간이 없다 그런대도 고집을 부리면 오히려 그 기회마저 잃을까 염려스럽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지금의 이 대통령이 2004년 서울시장 재직 시 인연되어 노점상 단속에 동원되어 서울 시청 앞 광장을 접수 하였던 바로 그 유명한 HID 분들이 2008년 6월 4일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면담하고 난 뒤 바로 6월 5일 어제 오후 1시 서울시청 앞 광장을 급조 된 망자의 위패와 태극기로 접수 해 버렸다. 물론 다시 한 번 더 접수 한다고 별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런데 왜 자꾸 국민들이 의심을 할까?


HID의 노고는 그리고 그들의 희생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그분들 스스로 지금 국민을 적으로 만들고 있다. 그 뒤에서 자신의 고집을 끝까지 지키려는 어떤 분의 모습을 국민들은 의심하고 그것이 오히려 불씨를 더욱 키울 수도 있음을 언제 쯤 알까?


지금의 국민들을 대통령은 너무 모른다. 소통 부족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국민의 말을 들으려 하질 않고 자꾸 뒤통수친다고 국민이 생각하게끔 만든다. 그런데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 부탁하고 싶다. 지금 자신의 생각이 고집인지 끈기인지 냉정히 판단해 보기를 그리고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 더 이상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는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지금 국민은 정보의 최첨단을 걷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것을 따라 오지를 못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의 광우병 지식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이명박 정부의 공이 지대하다. 그런데도 아직도 촛불을 구입한 사람이 누군지. 주동자가 누군지 배후가 누군지를 묻고 있는 아날로그 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 더욱 국민들은 답답해한다!


끈기도 부릴 것을 부려야 한다. 국민을 이기려는 끈기는 끈기가 아닌 고집인 것이다. 마치 내 위에는 아무도 없어 하는 덧 한 태도로 강대국에서 유난히 나약해 보이는 대통령의 모습에 우리 국민들은 지금 고집을 그만 부릴 것을 대통령에게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