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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잃어버린 잠

by 자광 2009. 2. 10.
잃어버린 잠  
온몸에 후덥지근한 바람 스치고 지나가고
난 잃어버린 잠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책을 읽다가 또 당신 생각 하다가
주어진 대로 그저 따른다.
무엇을 해야지 하는 것도 없다.
오직 하나님이 지켜 주리라 자위하며
긴 밤 길지 않을 듯 지난 시간 반성하기도 하고
일기도 쓰고 기도도 하고 울기도 하며
시간의 흐름에 붙잡을 미련도 없다
내일 이라는 기약이나 억지 계획도 없다.
산다는 현실만이 존재 하니까.
지금 숨 쉬고 글 쓰고 선풍기 바람으로 겨우
더위에 이기려 하는 것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행여 초초 할세라 다그치다가도
내 하나님은 나보다 크고 크신 분이기에
주어진 대로 주시는 대로 기다려라 하면 하는 대로
가라면 가라 하시는 대로
그뿐이다.
난 아니까.
내 안에 계신 분 하나님은
나를 버리시지 않으리라고
모기가 윙윙 이고 아들 녀석 자는 모습이 애처로운데
거듭 잘해야지 다짐 하다 가도  우리 가족 헤어짐에 더 이상
가슴 아파 하는 일 없어 야지
결국 현실에 깨어나 지금 새벽한시 이십팔 분
덩그마니 아들과 나둘 뿐인 체 잊어버린 잠에
시간을 맡기 운다.
1994.7.4
jae s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