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완연하게 가을색이 난다.
아침엔 제법 싸늘하고
저녁이면 더더욱 차가운 바람이 인다.
이렇듯 계절은 가고 온다.
우리네 인생도 이런 것 아닐까?
무엇이라 영원 할 것도 없이
때가 되면 지금의 이 옷은 버려둔 체
또 다른 계절의 옷으로 갈아입지 않을까.
덩그마니 뒹구는 길가에 낙엽처럼
마지막의 화려함에 옷을 입고
제 몸 썩혀 거름으로 다른 생명 살찌우려
땅속 깊숙하게 내려가 자양분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러하지 않을까.?
나만 살겠다고 아등바등되는 우리는
저처럼 때 되면 물러서는 버림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를 버림은 또 다른 나의 시작이다.
나의 우주가 존재한다면 너의 우주도 존재하고
나다, 너다, 라는 분별만 없다면 이미 한우주이거늘
우리는 이작은 육신조차도
집착의 덩어리로 가득 하여
버리지 못한다.
내가있다 내가 존재한다하면서도
그 내가 정작 그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버린 자는 다시 채울 수 있다
그릇에 물이 항상 채워져 있다면
우리는 영원히 새물을 채울 수 없다.
이제 이 계절처럼 때가 되면 받아들이자
나를 버리고 자연처럼
그렇게 진리에 몸을 맡기자
다 비운체로 이 마음마저…….
2001년9월을 시작하며…….
자광의 헛소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