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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나를 잊어도

by 자광 2009. 1. 20.
나를 잊어도  

빨간 벽둘담 모퉁이를 투벅이며
목구멍까지 올라온 설움을
애써 자제하며 그래 내가 산다
모두가 나를 잊어버려도
난 이곳에 살아 숨쉰다.
목숨바쳐 사랑한 죄로
모든걸 잃어버린 지금
고통스러워야 할 아니 피멍울 맺힌
가슴조차도 다스릴 이유조차
잊어버렸다
어디에 있건 어디에 존재하건
그리워 해야 할 사람
보고픈 사람 모두다
나를 잊어도 나는 산다
여기에 이렇게

1993.11.1 서울 수유리 수유2동에 잠시 몸누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