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에 강의 한 한 학기 5개월이 벌써 지나갔다.
더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세월은 그렇게 지나가버리는 구나.
졸업생 여러분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다 못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이 방편이니
다 버리고 다만 의심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내가 과연 성불 할 수 있을까.
내가 과연 진리를 찾을 수 있을까. 과연 깨달음은 존재할까.
윤회는 할까…….
나는 누구일까…….
지옥은 있을까…….
하는 등등의 수많은 의심이 바로 나를 무명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가을에 잎 지는 나무들은 겨울 지나 봄이면
다시 새싹이 올라옴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늘높이 날아다니는 새들은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지 않는다.
또 봄이 오면 어김없이 개나리 진달래 피어남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렇게 의심하고 있다.
본래 우리는 부처임을 본래 내안에 진리가 존재함을,
본래 나는 청정법신이었음을,
진리와 내가 따로 둘이 아님을,
부처와 내가 따로 둘이 아님을,
의심할 뿐 믿지 않는다.
바로 의심이 나를 중생이게 한다.
의심하지 마라.
의심을 놓는 순간.
시방삼세 두두 물물이 다 비로자나 부처님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봄에 녹아 흐르는 시냇물소리
따스함에 하품하는 지금의 나조차도
어느 하나 부처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의심을 거두는 순간이 성불의 순간이다.
성불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의심하는 마음을 거두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이미 진리 바로 그 자체임을 알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부처를 찾지마라,
더 이상 진리를 구하지 마라,
만약 따로 구할 진리가 있다면 그 또한 헛되다.
그대 그대로가 바로 부처님인걸.
의심하지 마라…….
졸업생 여러분 모두가 부처님 인 것을.
아시기를 이 자광 간절히 발원 드립니다.
2003/02/25 2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