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조금 와 있다.
어제는 화창한 봄인가 했는데 아직은 아쉬운 겨울인지.
가기 싫어 안달하는 긴 아쉬움…….
옴이 있음은 감이 있음인데
아이의 투정처럼 아직도
겨울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려 한다.
우리 내 중생들도 이와 같다.
안을 주장함으로써 바깥이 생긴다.
행복을 주장함으로 불행이 생긴다.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다.
좋은 일이 있음은 안 좋은 일이 있음이다.
무엇이 좋은 일이고 안 좋은 일 일까?
내 마음에 들면 좋은 일, 안 들면 안 좋은 일 아닌가?
그 기준에 따라, 지금 의 이 추위가 어떤 이에게는
좋은 일 일 수 있고 또 안 그럴 수도 있다.
주어지는 조건과 그때 상황에 따라 좋고 안 좋고 는 분별되어 진다.
그렇다면 그 좋고 안 좋은 일은 어디에 있나
자신의 마음에 있다.
그런데 부처님은 마음마저 존재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바로 분별하는 그 순간에 있다.
즉 좋다 나쁘다고 구분하는 그 순간에 스치는 바람처럼
잠깐 있을 뿐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안에 가두고 버리지를 못한다.
버릴 것도 버려야 할 것도 없는 것인데
이렇게 구분하는 내가 있음으로 나는 중생이다.
2003/03/03 22: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