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하붓다/허튼소리

내안에 분노가 일면

by 자광 2009. 2. 4.


내 안에서 분노가 일어난다.
분노가 일어나는 순간 이미 나는 지옥 안에 든다.
내 마음 안의 불이 빨갛게 타오르기 때문이다.
분노와 친구가 되면
다시 침착한 상태로 돌아오기보다는
점점 더 분노 속으로 빠져든다.

미움이 일고 나를 분노하게 하는 사람에 대한
원망과 시기, 불쾌함, 잔인한 생각들
또 그 사람에 대한 어떤 무례함과 심술궂음 등
좋은 면보다는 그 사람의 나쁜 점이 점점 부각되어
점점 더 분노 안으로 빠져들게 된다.
분노가 폭발할 듯 정점으로 치달리기만 하지
멈추기가 힘이 든다. 

즉 길을 가다가 어떤 장애물에 의해 넘어져
무릎을 다쳤는데 피가 나지만
치료하기보다는 그 장애물을 설치한 사람이 누구며
왜 방치하여 나를 다치게 하였는가에
집착하여 그 상처를 자꾸 덧나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분노가 일어나면
그 분노는 내 안에서 일어나고,
그 분노의 독소는 나를 파고들어
나를 파괴하고,
나를 더욱 지옥으로 안내한다.

분노하게 한 대상과 원인에 집착하기보다는
내 안의 분노를 쉬게 해야 한다.
분노는 어쩜 냄새나고
더러운 퇴비인 줄로 모른다.
퇴비는 일반적으로 더럽고
냄새나고 지저분하다.
하지만 그 퇴비를 머금고
그렇게 아름다운 장미가 핀다.
그리고 또 그 장미의 입새가
떨어져 썩어 퇴비가 된다.
그런데 도 우리는 장미만 볼 뿐
퇴비의 중요함을 인식하기가 힘이 든다.
결국 퇴비가 장미를 피우고
그 장미가 퇴비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분노하는 마음도 잘 다스리면
바로 장미와 같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내 안에 분노가 일고
그 분노가 내 안에서 일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알아차림으로 분노가 나와 둘이 아님을 알고
분노의 대상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분노와 친구하게 된다면
분노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분노가 퇴비가 되어
내 안의 평화를 피우게 된다.
분노가 이해와 사랑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분노는 결국 잘만 다스리면
평화라는 싹을 틔울 수 있는 것이다.

維摩 河在錫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