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어디로 가는가.
나 어디서 왔던가.
세상에 나올 적에 마음대로 온 적 없고
그럼 갈 때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인생길…….
나는 진정 누구였더란 말인가
알고 보면
온 적도 없고 머문 적도 없고
간 적도 없는 것을.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누구며
또 그 생각을 쳐다보는 이 누군가.
알고 보면
부처도 없고
진리도 없고
그저 가을 바람소리 무심한데…….
그렇게 목 메이게 깨달음을 구하더니
결국에는 깨달을 것이
깨달아야 할 것도 없음을 깨닫게 되고
나는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나는 온 적도 없다
가야할 나도 없다
그럼 너는 누구냐…….
이렇게 생각하는 놈.
그놈이 누구일까.
스쳐가는 바람 내 귓가에 머물 때
비로소 비로자나 부처님
숨결을 느낀다.
아. 그렇구나.......
2003년10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