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我)/빛 바랜 일기426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밤새 그렇게 태풍은 대지를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나무들은 그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쓰려져 버리고 미리 준비하지 못한 도랑엔 물이 넘치고. 창가를 세차게 할퀴며 마치 무엇이라도 다 부수어 버릴 듯이 무서운 기세로 나무와 산을 마구 치고 지나갑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치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린 듯 조용해지며 어느새 구름사이 햇살이 꾸물꾸물 고개를 내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고 파란 하늘을 보여 줍니다. 사람의 삶도 그런가. 봅니다. 마치. 세상에 혼자만이 모든 고통을 진 것 같이 무너질 듯 무너질 듯 그렇게 고뇌하고 번민하다가 어느 순간. 하나하나 그 문제들이 나를 비켜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론 그것이 사랑일수도 있고. 때론 그것이 번민일수도 있지만. 결국은 부.. 2009. 5. 5. 가끔은 태풍으로 인한 비가 쏟아진단다. 몸은 어딘가 누울 곳만 찾는데도 마음은 맑다. 어딘가 저 깊은 산골에 집짓고 살고 싶다. 잠깐 TV에서 비친 어떤 분처럼 그렇게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다. 늘 이런 꿈을 꾸고 살지만 결국은 현실에 안주 한다. 떠나도 안 떠나고 결국은 마음이지만 그 마음마저 놓아라. 가르치는 부처님의 말씀 때문인가 보다 그저 지금은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 비가 창가를 세차게 친다. 빗줄기가 심지어 방안까지 치고 들어온다. 그렇다 대비하지 않으면 그렇게 어딘가로 치고 들어온다. 그러니 늘 깨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정진해야 하고 나를 버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수행이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늘 재미있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얼굴엔 각각의 사연들이 담겨 있다 그 사람의 현재.. 2009. 5. 5. 나의 바램은 산 너머 산인 산골오지에서 나무껍질로 지붕 엎고. 풀뿌리 감자 캐어 먹어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세상사 모든 것 놓아 둔 채로 물소리 바람소리. 계곡에서 올라오는 잎사귀들의 속삭임 까지 그렇게 함께 보고 듣고 느끼며 따뜻한 체온 느끼며 살고 싶은데 얽히고설킨 인연의 타래처럼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차마 말 못하고 그렇게 메마르게 지붕만 썩어진다. 깊은 골짜기 아무도 찾지 않고 그저 바람결에 소식만 주고받을 수 있는데 아무러면 어떤가. 나 없어도 여 여 한데 어디에 존재한들. 어디에서 사라진들 풀벌레 이름 없는 들꽃만큼 서러울까싶다. 서러워 할 것도 없는데 무어라 아쉬워할까. 세상사 인연. 오고감이 정한 이치 만남을 주장하면 헤어짐이 생기고 헤어짐을 주장하면 만남이 인연되니. 언제 그렇게 손잡.. 2009. 5. 5. 길없는 길로 떠나다 며칠의 여행도 끝났다. 삶에 있어 낯선 곳으로 떠남은 모두가 여행이라 나에겐 삶도 여행이다. 어찌되었건 강원도 산골로의 여행은 끝났다. 낯선 길 낯선 사람들 낯선 환경 그리고 산골짝 바람 모든 것이다 나에겐 참으로 좋은 수행이었다. 만나는 모든 것이 나의 감성을 깨우고 나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 주었다.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고. 참선 을하고 공양을 하고 바람결을 따라 걷기도 하고 그렇게 일상의 나를 버려두고 만나는 또 다른 나는 참 한가롭고 여유로웠다. 산다는 것이 바로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다. 나는 동안 아무른 생각 없이 살고 있었다. 무엇을 근심해야 할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 이유가 생겼다 그래 살고 있으니 살아야 할 것 같다. 아! 이것도 이유가 안 .. 2009. 5. 5. 잘 다녀 오셨나요 이젠 정말 여름이 가고 있나 봅니다. 아침이면 가끔은 가을을 느낍니다. 결국은 가는 군요. 늘 겪는 일이지만 모질게도 버틸 것 같은데 결국엔 자연의 순리 앞에 그렇게 물러가고 있습니다. 휴가들 간다고 난리랍니다 저는 늘 산사를 다니면서 그곳 계곡에 가족들이 모여 고기를 굽고 하는 모습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먹자고 떠난 사람들처럼 웬 종일 굽고 먹고 하는 것이 피서 인 것처럼 그렇게 먹고 마십니다. 산사주변은 늘 많은 분들로 복잡합니다. 조용해야 할 수행 공간에 조용하면 재미없는 분들이 모여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며칠 그렇게 세상을 다 놓을 듯이 놀고 가시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돌아가실 때. 제발 아니 온 듯 가시지요. 특히 병을 깨어 바위틈이나 계곡 안에 버리고 가시면 또 다.. 2009. 5. 4. 나의 하루는 대광사로 가는 길은 마음이 무겁다. 나만 바라보고 있을 분들을 생각하니 하지만 열심히 해주자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래 하는 동안 열심히 해주자 무엇이 문제 일까. 없다. 문제 될 것이 다만 내 마음이 문제다. 망설이든 마음 이젠 두고 열심히 만들어 주자 결심을 한다. 나른한 오후다. 그늘마저 덥다. 비가 한바탕 쏟아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햇살만 찐다. 푹푹. 어제 청도 운문사 간이야기를 하자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본다. 그 좋은 산사를 안다녀 왔냐는 식이다. 정말 좋았다. 운문사 그 여운이 아직도 남는다. 오늘 친구의 일터로 찾아 가보았다. 만나진 못했지만 또 다른 예전의 친구들을 만난다. 반갑다 나름대로 다 열심히 살고 있었다. 나만 그저 구름 가듯이 살고 있었다. 아니 친구들을 잊고 살았다.. 2009. 4. 12. 구름이 드는 문 청도 운문사를 다녀왔다. 구름이 드는 문이라는 뜻이었는지 가는 도중 지독한 비를 만났다. 하지만 기분은 너무나 좋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이니 얼마나 좋으냐. 가는 길에 공원에서 호수를 옆에 두고 가져간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다. 맛있다. 아마도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이리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니까 말이다. 그리곤 부지런히 운문사를 향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려 왔다. 계곡마다 개울마다 강가마다. 텐트를 친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구름이 모여 든다 비가 갑자기 쏟아진다. 운문사 드는 마을에서 비구니 스님 세분이 손을 든 다. 두 분의 학인스님과 한분의 비구니 스님 차를 타고 운문사 뒤 경내로 든다. 외인출입금지다. 하지만 스님들과 함께 드니 괜찮다. 번거롭게…….입장료시비도 없다.. 2009. 4. 12. 나중에 머리가 깨어지게 아프고 정신이 없다. 어제 내가 왜 그리도 화를 냈는지 모르지만 난 화를 내었다. 도무지 이해 못할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제는 없다 지금은 다시 오늘 이순간이다. 허둥지둥 일어나 칠원에 있는 구고사를 다녀왔다. 몇 번의 물음 끝에 찾아간 구고사는. 참 아름다운 산사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산중에 있다. 하지만 산사는 아름답게 장엄되어 있다. 범종과 사물이 잘 정돈되어 있고 바로 밑으로는 울력 할 수 있는 밭이 있고 감로가 흐르고. 대웅전에는 부처님이계시고 마당에는 잔디가 곱게 피어 있고 저 발아래는 칠원 시내가 아스라이 보이고 저 멀리 산정상이 눈앞에 다가오고 모든 것이 참으로 좋았다. 공기는 더욱 맑고 바람은 시원하게 옷깃을 스치고. 내 마음에는 이미 다 놓.. 2009. 4. 12. 내가 많이 교만했다 매미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땅속에서 단 얼마간의 햇살을 보기위해 세상에 나온 후 종족을 번식하고 또 죽는다. 하지만 매미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의 업보이기에....., 덥다. 전국이 지금 열대야로 푹푹 찐단다. 난 어제 참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그것도 다 내 업보이리라. 그래 아무 일도 아닌 듯 넘겨야지 한다. 사람들은 전부 더위에 지쳐 간다. 그리곤 가끔 이성을 잃는 것 같다 자신의 감정을 더위로 인해 조절하지는 못 하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참 그동안 많이 교만했구나. 너무 잘난 척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난다. 내가 뭐 길래 다른 사람들을 지금의 현 모습만 보고 판단한단 말인가. 내가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사람을 무시하는 나 참 안타깝다. 이번에 그것을 고쳐야지 한다. 앞으.. 2009. 4. 2. 나는 행복한 사람 며칠간의 더위에 나는 많이 지쳤다. 그렇게 더위에 지지도 않을 텐데 요즈음의 나는 무언가에 많이 마음을 잃어 있어 그런지 많이 지친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가고 싶은 곳. 아무른 걱정거리 없이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즈음의 나는 그런 내가 어디에도 없다. 언제나 모든 것이 자신이 있었는데 요즈음은 조심을 한다. 여기저기 신세짐 없이 당당했는데 그 당당함도 조금씩 위축되어 진다. 날이 덥다. 월요일쯤엔 비가 온다고 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시원한 그늘아래에서 자리를 펴고 세상사 시름 다 놓고 쉬고 싶다. 운전을 하는 것도 싫다. 어떤 걱정거리들을 가지고 가는 것도 싫다. 세상이 나를 속박한적 없는데. 나 자신이 나를 속박하고 있다. 문제는 나다. 하지만. 이제 겨우 마음을 열었다. 내 온.. 2009. 4. 2. 참회하면 사는 삶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안 아프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그렇게 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일 것이다. 가능한 다른 이의 가슴에 못 박는 일 없이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난 오늘하루도 몇 번의 못을 상대에게 박았을까. 아니 모르고 박은 못은 없을까. 혹여 다른 이를 마음 안으로 깔보거나 하지는 않았을까. 거짓을 가장된 웃음을 흘리지는 않았을까. 여러 가지로 참회해야 할 것들이 많다. 말로 또는 마음으로 난 하루에도 참 많은 죄를 짓고 산다. 때론 본의 아니게 때론 내마음속의 교만이 일어나. 나의 얄팍한 마음으로 상대의 겉모습만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내가 때론 한심할 정도 이다 나 자신을 누가 그렇게 판단하면 참으로 싫어하면서 나도 어느 땐 그들처럼 그렇게 상대.. 2009. 4. 2. 더울텐데 이제 바쁜 일들은 정리가 되었다. 그동안 이것저것 마음에 담고 있던 일들이 하나하나 처리되었다. 이젠 정말 무언가를 하고 싶다. 이번 여름 덥다는데. 어떻게 견딜까. 하긴 난 원래 그런 것 상관없이 지내왔다. 아무른 대책도 생각도, 그리고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지금 내 앞에 있는 문제들만 하나하나 생각하며 그때그때 닥치면 해결해 왔다. 내 생활 방식이 맞는 것인지. 아님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는 것인지 나의 이 불확실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하나가 해결되면 하나가 나타난다. 하긴 내 머리 속엔 지금 복잡한 생각들이 별로 없다. 아니 생각하려 하질 않는다. 이것이 정상일까. 창밖으로 보이는 저 아파트를 쳐다보니 숨이 막힌다. 저만큼 앞에는 바다가 조금 보인다. 그것마저도.. 2009. 4. 2. 사랑한다면 지금 말하십시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답니다. 길가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게 된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그 얼굴은 너무 행복해 보인답니다. 얼굴가득 웃음을 머금은 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까지도 행복해진답니다. 비는 오락가락이다가 결국에는 그치고 햇살이 구름사이 사이 잠깐씩 얼굴을 비추이지만 아직 완전하게 하늘을 드러내지는 않았답니다. 시간은 흘러 벌써 7월도 중간을 지나갑니다. 이렇게 세월은 시위를 떠나 화살처럼. 세차게 달려간답니다. 되돌릴 수도. 되돌아 올수도 없답니다. 자신의 나이를 따라 가지 마십시오. 나이가 허덕이며 따라오게 하십시오. 나이는 자.. 2009. 4. 2. 비오는날에는 사랑을 하세요 비오는 날에는 사랑을 하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운 곳이라도 잠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우산이라는 조그마한 공간에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사랑 가득한 느낌으로 서로의 어께를 의지하며 조금 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감싸다 보면 아마도 사랑이 깊어져 어느새. 두 사람은 서로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비오는 날엔 아주 잠시라도 그냥 함께 어디론가 떠나보세요, 단 둘만의 공간을 그 비는 만들어 줄 것입니다. 비록 우산 밖의 어께위로 촉촉이 젖어 들지라도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 팔짱을 살며시 잡아주는 그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나요. 그럼 비오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잠시 빗속을 걸어 보세요. 그리곤 콧노래 흥얼거려 보세요. 살며시 손을 잡아 꼭.. 2009. 3. 25.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 헤어지고 나면 또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 난 참 행복합니다. 하루 종일을 함께 보내고도. 또 보고 싶은 사람 바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어젠 법향 7월호 책이 나왔다. 내가 쓴 글인데. 막상 보낼까말까 망설였는데 인쇄가 되어 읽어보니 잘 올릴 것 같다. 처음.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하필 왜 나인가 하였다. 포교사로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편집국장님의 부탁에 그러마. 하고. 쉽게 대답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걱정이 될 줄은 모르고 그런데 경기도 화성 신흥사로 연수를 가서 밤새 적어 버렸다. 그러고도 한참을 보낼까 말까. 하다가. 그래 보내자 하고 보낸 글이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정리가 잘된 것 같다. 다행이다. 내 얼굴이 너무 시커멓다. 하긴 실물은 더 검기만 한 것 같아서. 날이.. 2009. 3. 25.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