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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274

눈의 윤회 한때는 하얀 색이었다가 지금은 흙먼지 뒤집어 쓴 천덕꾸러기 내리는 그 순간은 개구쟁이 아이처럼 좋아하든 사람들이 바닥에 쌓이는 나를 가차 없이 쓸어내려 한다. 순백의 상징처럼 하얀 내 몸 위로 뿌연 먼지 쌓여 가면 나는 내가 언제 하얀 눈이었는지 기억에 없다. 물들어진다. 그러다 햇살 만나 다시 고향갈때는 또다시 아련한 추억되어 다음을 기약한다. 수없이 윤회하여 한때는 청정호수의 맑디맑은 물이었다가 조그만 실개천의 송사리 함께하는 친구였다가 거대한 바다이기도 한 내가 어느 순간 뭉게뭉게 구름 되어 천상에 올랐다가 오늘은 하얀 몸 받아 지상으로 돌아오니 오고가는 차바퀴에 그만 검게 드리워진 멍울 지욱처럼 검게 먼지 쓴 천덕꾸러기 의 윤회 업보인 것을……. 2009. 2. 16.
가끔은 나도 가끔은 나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가끔은 나도 나를 잊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그저 멍하니 하늘을 보며 나도 잊고 구름도 잊고 그저 텅 빈 공으로 있는지 없는지 조차 놓아버리고 바람처럼 그렇게 가끔은 나도 떠나고 싶답니다. 가끔은 나도 두고 싶답니다. 수많은 의심들이 밀려들 때면 수많은 의문들이 나를 공격하면 나는 짐짓 놀라 도망치고 싶답니다. 내안엔 나도 모르는 수많은 또 다른 내가 그렇게 무수한 우주를 이루고 제각각의 하늘을 가진 줄 몰랐답니다. 가끔은 나도 그냥 나를 두고 싶답니다. 마음 가는대로 구름이 흐르는 대로 그렇게 떠나고 싶답니다. 붙잡는 이도 없는데 떠 날 나도 없는데 누가 어디로 떠나야 하는지……. 그래도 가끔은 그렇게 떠나고 싶답니다. 그렇게 의심하는 나를 친구삼아……. 2009. 2. 16.
사랑이 어려운가요 사랑이 어려운가요? 하늘을 봅니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제각각의 빛으로 반짝입니다. 그러듯 우리네 삶들도 내가 가진 사랑만큼 서로 사랑하며 살지요 묻고 싶습니다. 세상을 사랑으로 채울 수 없을까요……. 어려운가요. 사랑이 어려운가요. 사랑은 이 땅의 폭력과 전쟁 그리고 미움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함 인 것을. 세상을 사랑으로 채울 수 있다면 아마도 이 땅이 바로 극락이요 천국일 것입니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 사랑한다면 아마도 세상은 참으로 극락 정토일 것입니다 2002년7월29일 2009. 2. 16.
막히는 길에서 막히는 길에서 도로가득 줄지어선 자동차들 속에서 어느새 나 자신이 하나 되어 있다. 그 속에 포함된 나는 그 줄의 끝을 모른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인지도 모른 채 지금여기만 볼뿐이다. 투덜거리는 사람들. 끼어든 사름들. 빵빵거리는 사람들. 그 중 하나에 어느새 나 또한 끼여 있다. 안보이니 모른다. 모르니까 투덜거린다.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을 나또한 막힘의 원인인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하는데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앞차만 뒤차만 옆 차만 탓한다. 결국은 내가 있어 시작되었는데 자꾸 다른 이만 보려한다. 아 어리석은 중생이여……. 2002. 부산 조방 앞에서 2009. 2. 16.
일요일 하루 일요일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다른 이들 홈페이지 만들어 준다고 바쁘다 그러다 가끔 내가 지금 뭐하나. 하는 의심이 생긴다. 다른 이들은 산에 벌초하려간다. 놀려들 간다. 바쁜데 지금의 나는 일요일을 거의 집에서 있다 아니 컴퓨터 앞에 산다. 그러면서도 아무른 생각이 없다 오늘도 일어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린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이라는 자조적인 노래가 생각난다. 변명이라면 내가 좋아 하는 일이니 후회는 없지만 내 주위 사람들에게는 고통이리라 그 좋아하던 산도 안가고 낚시는 내 재미에 고기는 목숨을 바치니 안 되고 그럼 도대체……. 무엇을 할까.. 2009. 2. 16.
나는 비가 좋다 나는 비를 참 좋아한다. 아니 비 내리는걸 좋아하기 보다는 비가 이제 막 그치고 어스름 저녁이 찾아올 때 거리의 불빛들이 거리로 길게 드리울 때 나는 왠지 슬프다 아무른 이유 없이 깊은 무언가 가슴속에서 부터 밀려오는 아련한 기억이 나를 슬프게 한다.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 기분이 아주 미치도록 나를 사랑하게 한다. 온갖 것들이다 사랑스럽다 비 적시어 추울 것 같은 저 나뭇잎들 그사이로 지나가는 바람들 살짝살짝 나를 간질이는 이 쏴한 느낌들까지 나를 다시 사랑하게 한다. 잊어버렸든 지난감정들이 하나 둘.....!! 무언지 모를 이 마음이 나는 마냥 슬프지만 세상을 다시 사랑하게 한다. 이 가슴에 다시 따스함을 간직하게 한다.……. 주저리주저리 주절 되게 한다. 2001년9월10일 자광합장 2009. 2. 16.
텅 빈 공허처럼 이젠 완연하게 가을색이 난다. 아침엔 제법 싸늘하고 저녁이면 더더욱 차가운 바람이 인다. 이렇듯 계절은 가고 온다. 우리네 인생도 이런 것 아닐까? 무엇이라 영원 할 것도 없이 때가 되면 지금의 이 옷은 버려둔 체 또 다른 계절의 옷으로 갈아입지 않을까. 덩그마니 뒹구는 길가에 낙엽처럼 마지막의 화려함에 옷을 입고 제 몸 썩혀 거름으로 다른 생명 살찌우려 땅속 깊숙하게 내려가 자양분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러하지 않을까.? 나만 살겠다고 아등바등되는 우리는 저처럼 때 되면 물러서는 버림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를 버림은 또 다른 나의 시작이다. 나의 우주가 존재한다면 너의 우주도 존재하고 나다, 너다, 라는 분별만 없다면 이미 한우주이거늘 우리는 이작은 육신조차도 집착의 덩어리로 가득 하여 버리지 못한다... 2009. 2. 13.
단잠을 자려한다 오전나절 내린 비로 온 대지가 다 깨끗하다 촉촉한 잔디밭에 파릇파릇 생명이 움트고 오랜만에 티 없이 맑은 산하가 눈 시원하게 들어온다. 아…….어제밤새우고 오전 내 내린 비가 세상의 더러움을 다 가져 갔구나. 나뭇가지위에 짹 지지 배 거리는 새들 반갑고 오랜만의 개운함에 덩달아 조잘거린다. 구름 바쁘게 어디론가 사라지고 햇빛 찬란하게 모습 드러내니 어디선가 바람 한 점 귓불을 스치는데 아…….이 여유로움에 나는 단잠을 자려 한다. 지금....... 2002년 3월 30일 자광합장 2009. 2. 13.
며칠간의 고행 요 며칠 참 많이 꼬인 날을 보낸다. 왜 그런지 소화도 안 되고 배도 아프고 하더니 지금은 살만하다 참 우습다 배가 아프고 할 때는 모든 것이 이 배만 안 아프면 좋겠다 싶었는데 언제 내가 그랬냐 싶다 어제 내린 비가 온 천하를 적셔 새로운 생명 품을 대지를 준비하게 한다. 자연도 이렇듯 어김없이 순리를 따르는데 우리네 인간들은 그마져도 아닌 것처럼 부정하고 이길 수 있고 개발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참 어리석은 무명 의 단면인데 부족한 나는 두 손을 놓고 지켜보고 있다 아닌 줄 알면서……. 다만 묵묵히 내가는 길만 가고 있는 비겁한 나……. 2009. 2. 13.
온종일 비 며칠 얼마 전에 다친 손으로 인해 많이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많이 나았다. 광명지 법사님 의 기술로 손가락을 몇 번 만지더니 신기하게도 고통이 소멸한다. 이렇듯 간단한 것을 그리도 고통스러워하였으니 내 몸이라면서 내 마음대로 못하는 이 몸 어찌 내 몸이랄 수 있을까? 그런데도 우리는 이 몸이 영원한 걸로 착각한다. 그러고 애지중지 온갖 화려한 것들로 치장을 한다. 물론 자성 불을 모신 법당이니 잘 보살피고 늘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하지만 그 깨끗함은 다르다 지금은 화장하고 금은으로 치장함이 아니라 오로지 청정으로 부처님 계율로 팔정도로 이 몸은 정화될 수 있다. 부처님 법안에서 아 이젠 고통은 멎었지만 이 고통은 원래 없었다. 그럼 어디서부터 나올까……. 2009. 2. 13.
자연속에 있으면서도 어디인가로 봄나들이 가고 싶었다. 하지만 실행하지 못한다. 도시가운데 매여 있으면서 언제나 외로움을 느끼는 나는 조금만 움직이면 될 벗어날 속박을......... 자연 속에서 자연의 충만함을 느끼지 못하는 나는 참 바보다 연초록으로 변해가는 가로수 새들 그사이 지저귄다. 난 이렇게 오늘도 사이버 세상을 헤매고 있다. 2009. 2. 13.
지금 웃는다 날은 따스하다 한데도 아침은 춥다 저녁과 무엇이 문제인가 마음에 여유가 없음인가 몸이 많이 피곤하다 세상을 구름처럼 산다함은 무엇인가 무엇이 걸림 없는 삶인가 나는 몰라라 단지 지금 살뿐……. 웃으며 지금 행복할 뿐. 콧노래 흥얼거린다. 부처님, 부처님 거룩하신 부처님 하고……. 2009. 2. 13.
뿌연 먼지 자욱한 날 뿌연 먼지 자욱한 날 산사는 더욱 고독하답니다. 자욱한 저 너머 세상에서는 재잘거리는 봄이 다가와 초록 생명의 흔적을 곳곳에 놓고 간답니다. 저 땅 어디에서 저 소중한 생명을 수없이 품었는지....... 산사의 외로움을 친구 삼으려 어디선가 봄 나비 너울거린답니다. 지금 무얼 하세요. 이봄.너무나 많은 모습으로 화현하신 관음보살님인걸. 각각의 마음에 각각의 봄으로 오신 관세음 보살님의 자비로운 미소인걸. 더 이상 의심 하지마세요 마음속에 계시는 관세음보살님 은 따사로운 바람으로 고운 연둣빛으로 산을 들을 물들이며 이렇게 사바세계 이미 가득하답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세요.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자광 합장 2009. 2. 13.
하루라는 시간 노곤하게 잠이 온다. 그 달콤한 단잠을 전화벨 소리가 깨운다. 현대의 자명종처럼 아주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바로 전화벨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선율을 넣고 사용해도 결국엔 멈추고 만다. 울려서 자신을 멈추게 만든다. 자신의 존재보다는 본래의 목적을 위하여 자신은 그저 희생을 한다. 아. 파릇파릇 봄이 올라온다. 저 땅 아래 그 무엇이 저 많은 생명들을 품고 있는지 흥얼흥얼 노래가 나오듯이 상그럽다 모두가 연한 초록으로 세상을 잉태해간다 대지의 자식들이 하나둘 깨어난다. 하늘을 향해 잎을 피우면서 졸린다…….자야지 2002년 3월 24일 2009. 2. 13.
복잡한 세상 저 복잡한 세상 하늘이 잔뜩 흐리다 어젠 황사현상으로 흐리고 오늘은 구름마저 흐리다 그사이로 도시들은 우중충한 아침처럼 무거운 듯 시작이 되고 있다 하지만 바람은 어찌되었건 상쾌하다 그 바람엔 어떤 먼지라도 견디어 낼 듯 한 강한 상큼함이 있다 늘 시작이지만 또 늘 같은 일상의 반복이기도 하다 밥을 먹고 양치질하고 그리고 일터로 나가고 그렇게 산다. 또 그렇게 살 것이고……. 일상을…….깨어나자마자 나가 찍어본 사진이다 참으로 흐린 하늘에서 저 복잡한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 또 살아가야 하고……. 2009.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