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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81

부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무엇이 부처일까? 의심하지 마라 산위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으로 내 온몸을 식혀 주시고 골짜기 시냇물로 목 축여 주시고 시방삼세 아니 계신 곳이 없기에 따로 부처님을 구하지 말아라 느껴 보라 부처님의 속삭임 바람소리로, 천둥번개 소리 가을 귀뚜라미 소리로 그렇게 내 귀에다 속삭이고 있다. 아무것도 의심하지 말라고……. 바로 네가 부처 임을……. 2009. 11. 6.
이방인 잠시 길을 나섰다. 길게 펼쳐지는 황금빛을 보았다. 그 사이로 햇살이 빛난다. 아 너무나 보기 좋다. 감탄만 하고 있는데 어느새 어께위로 삶이 나를 짓누른다. 나에겐 없는 줄 알았다. 나는 이미 버린 줄 알았다. 그런데도 가슴 깊숙한 곳에서 왜 찬바람이 부는 걸까? 예전에 버린 줄 알았던 감정의 여운들이 하나, 둘 그렇게 나의 정신을 정복해 간다. 멍하니 허공을 본다. 그 허공에서 세상이 사라져버렸다. 낯설기만 하다. 왠지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이방인 2009. 6. 30.
칼 바람이 부는 밤 어제 밤새 찬바람이 코끝위로 맴을 돈다. 분명 방바닥은 따뜻한데도. 머리 위 이불 위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문사이 사이 창문가득 옛날집이라는 엉성함 사이로 바람은 칼바람이 되어 머리위로 온통 휘젓고 다닌다. 자꾸 이불속으로 파고든다. 새우처럼 휜 등을 한 채 오그라드는 심정으로 잠을 청해 보지만 이미 깨어버린 추위로 인해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다 밀려두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쏟아지든 잠은 순식간에 달아나고 그사이 사이 찬바람이 칼날처럼 파고든다. 2009. 6. 30.
비오는 아침 비오는 아침 질척거리는 창문밖 풍경 쓸쓸함이 묻어난다. 하나둘 나뭇잎이 떨어지겠지 옷깃을 세우고 가을바람에 몸을 맏긴체. 나는 가을로 간다. 뚜벅 뚜벅 가을은 내앞에 길이되어 축처진 어께 질척이는 빗물 눈가에 이슬이 스치듯 맺혔다 사라진다. 노오랗게 퇴색하는 잎새의 마지막 몸짓을 지나가는 바람 바닥에 내동댕이 친다. 갈갈이 찟기고 흔적없이 사라져도 나무는 그자리에 그렇게 슬픔을 묻고 서있다. 예전부터 그렇게 비를 맞으며 2009. 6. 30.
네 고향에서도 내 고향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는 산골마을 오곡리 각디미산 6.25 전쟁통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곳 적이라 죽고 아군이라 죽는. 아픔이 절절이 배여 있는 산 그아래 마을엔 때가되면 꽃이 핀다. 내 고향 군북에서도 한참을 들어가면 예전에 구리광산이 구릉이처럼 입벌리고 있는곳 구릉이의 한숨이 시원한 바람이 되어.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내 고향 그곳 아직도 논에서 벼가 자라고 나즈막한 동산엔 소나무 자라며 어릴적 꿈이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아직도 내가 지른 함성이 웅웅인다. 노오란 먼지가 바람을 안고 뛴다. 하나..두울.하나..두울..그렇게 헉헉이며 운동장을 맴돈다. 아 그곳 내고향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산골짜기 오곡리.각디미산 아래 마을은 여전히 그대로 아름답게 꽃이 핀다 2009. 6. 30.
야 봄이다 하늘 땅 강 바람에 봄내음난다. 내온몸을 스치는 바람에도 봄소식이 묻어있다 야 봄이다. 설레는 가슴에 연두색 고운 봄이 벌써 온몸가득 촉촉히 적셔준다. 개나리 진달래 하얀목련 싹을 머금고 가만히 세상에 고개를 내민다 야 봄이다. 얼었든 가슴 가슴에 묵어버린 감정일랑 하나둘 봄바람에 저멀리 날려 버리자. 봄 새로운 생명이 다시 나듯이 너와 나 우리도 사랑 싹을 튀우자. 2009. 6. 19.
비가온다 비가 온다.…….비가 어제의 그 처연함에 가슴 시리도록 울고 싶다 왜 그리도 쓸쓸했는지 저녁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아스팔트의 반짝임에 내 가슴은 또 그렇게 바람이 인다. 쏴아아. 스치는 그 바람에 외로움이 물밀듯이 밀려든다. 갑자기 울고 싶다 미치도록 미치도록 울다가 그곳이 낯선 땅이면 좋겠다. 그래서 아무도 나를 몰랐으면 좋겠다. 빗방울은 어깨를 적시고 갑자기 한기가 들어 으스스 몸을 떨며. 그렇게 어둠속에 물들고 싶다. 술이라도 마시고 싶다. 취하고 싶다. 이 비가 나를 외롭게 한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빗줄기가 그렇게 나를 슬프게 한다. 그래서 그 비를 부여안고 울고 싶은가 보다 삶은 어차피 혼자 왔다 혼자 떠나는 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인연을 맺고 이별이라는 이름으로 아픔을 만들고 가슴이 멍이 .. 2009. 6. 10.
나그네 되어 나 가을나그네 되고 싶다. 정처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아무른 계획이나 목적은 없어도 된다. 떠남이 중요한 것이다. 준비도 필요 없다. 바람이 이는 대로 구름이 가는대로 약간의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고 싶다. 낙엽이 흩날리는 때쯤이면 나는 죽도록 마음 안에 방랑자 기질이 인다. 떠날 것이다. 아무 곳이라도 햇살 따뜻한 곳으로 떠나고 싶다. 단풍잎이 곱게 물들 때쯤이면 내 가슴은 설렌다. 2009. 6. 10.
바람에 단풍이 진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 온다. 점점 바람이 매섭다. 제법. 길가엔 옷깃을 세운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 겨울인가. 바람에 단풍이 우수수 거리로 떨어진다. 보기에 너무 좋다. 노란 단풍이 눈처럼 그렇게 자신을 살찌운 몸에서 떨어진다. 하나둘, 셋, 넷 셀 수 없는 수지만 보기에 좋다. 노란 눈이 내린다. 우수수……. 바람은 여전히 차고. 사람들은 종종 걸음을 한다. 주머니 손을 깊게 넣고 가는 아저씨들 목도리에 얼굴을 푹 파묻고 가는 아줌마 모두가.보기엔 너무 좋다. 오가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이 보인다. 나는 그리고 즐겁다. 아무른 생각 없이 오가는 사람들과 하나가 된다. 하나. 둘.오늘은 그렇게 하루가 간다. 2009. 5. 22.
겨울준비 바람이 오늘따라 몹시 분다. 아침부터 허겁지겁 차를 몰고 중리로 향한다. 생활체육 택견 경기가 있는 날이다 난 이름만 홍보이사 일 뿐 아무른 도움도 되질 않는다. 하지만 참석은 해야지 하고 달려간다. 이미 행사는 시작되었다 회장단은 단상에 있고 선수들은 도열해 있다. 인사를 하고 단상으로 올라가라는데 그냥 경기 석에 머문다. 다소 미안하다. 가져간 볼펜을 놓고 경기를 관람한다.나도 이젠 나이를 먹었는지 예전엔 심판도 보고할 텐데 지금은 그저 뒷전에 뒷짐을 지고 경기만을 볼 나이가 되었다니. 조금은 씁쓸하다. 다들 열심히 뛴다. 후배들이 무럭무럭 자라는걸 보니. 다행이다 이젠 택견도 틀이 잡혔구나 싶다. 가계로 돌아오니 혼자서 힘겹게 문을 열고 있다. 미안하다. 괜스레. 내가 미안하다. 아무런 도움이 못되.. 2009. 5. 22.
춥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다. 어제 까진 그래도 견딜 만 했는데 오늘은 다들 추운 모양이다. 아직 까지 나는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경남 경찰청 법회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법회를 집전하는데 잘되질 않는다. 법공팀장님과 법운 팀장님이 참석해 주신다. 경찰청 직원들도 참석하여 수요정기 법회를 마감한다. 마치고 팀장 회의를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온다. 오랜만에 이것저것 이야기 하여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가지가지 나온다. 늦게 마친다. 그런데 바람이 많이 분다. 춥다. 꽤 춥다.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몹시 춥다. 종종걸음으로 사람들은 어디 론가로 간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분다. 이젠 낙엽은 더욱 빨갛게 물들여 지겠지. 내일. 아니 모레 그렇게 점점 겨울이 다가온다. 어께를 움츠.. 2009. 5. 18.
계절이 감을 가을빛 하늘이 높기만 한데 들판에는 여기저기 황금빛으로 부지런히 물들어 간다. 아침저녁으론 조금 더 쌀쌀해지고 옷깃을 세운 사람들은 조금 더 서로의 어께가 필요할 때다 하나보다는 둘이서 손을 잡을 수 있다면 그 손을 소중히 잡아 따뜻한 온기를 나누면 아마도 이 가을이 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바람이 인다. 무릎이 많이 시리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 후유증인가보다 사람들은 참 간사한 동물이다 조금만 추워도 춥다고 긴소매 옷을 입는다. 하지만 올겨울은 유난히 기름 값이 올라 가난한 사람들의 가슴이 더욱 초조해진다 어떡해야 하나 이젠 조금 있음 겨울인데 아니 가을만 생각하자 겨울을 생각하면 벌써 서글퍼진다. 서글퍼진다.이 계절이 가면 또다시 겨울이 오고 겨울이 옴은 봄이 또 온다는 이야기 인 것을 그냥 그렇게.. 2009. 5. 18.
나의 바램은 산 너머 산인 산골오지에서 나무껍질로 지붕 엎고. 풀뿌리 감자 캐어 먹어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세상사 모든 것 놓아 둔 채로 물소리 바람소리. 계곡에서 올라오는 잎사귀들의 속삭임 까지 그렇게 함께 보고 듣고 느끼며 따뜻한 체온 느끼며 살고 싶은데 얽히고설킨 인연의 타래처럼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차마 말 못하고 그렇게 메마르게 지붕만 썩어진다. 깊은 골짜기 아무도 찾지 않고 그저 바람결에 소식만 주고받을 수 있는데 아무러면 어떤가. 나 없어도 여 여 한데 어디에 존재한들. 어디에서 사라진들 풀벌레 이름 없는 들꽃만큼 서러울까싶다. 서러워 할 것도 없는데 무어라 아쉬워할까. 세상사 인연. 오고감이 정한 이치 만남을 주장하면 헤어짐이 생기고 헤어짐을 주장하면 만남이 인연되니. 언제 그렇게 손잡.. 2009. 5. 5.
불편하다 불편하다. 모든 것이 불편하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불편하고 어딘가 어색하다. 나의 마음 때문이리라 짐작은 하지만 어딘가 한군데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불편하고 허전하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하지만 모른다 정말 모른다. 나는 분명 어딘가 지금 구멍이 나 있는데. 무엇을 하려다가도 밀려 들어오는 허전함에 멈추어 버린다. 비가 내린다. 쏴아 내리는 빗소리가 왠지 서글프다. 누군가가 그려진다. 이 그리움은 무엇인가. 도대체 왜 이러는걸까? 몇번을 문을 열고 나서고 싶지만 안된다 하고 나를 붙잡는다. 봄이면 나는 더욱 외로움을 탄다. 미치도록 밀려오는 어떤 그리움에 나는 그저 멍하니 구멍 뚫린 곳으로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저 허전할 뿐이다. 비가 내리면 비는 자꾸 내 깊은 가슴속을 헤집어 놓고는 마치.. 2009. 3. 22.
내 몸뚱이라는 집착 일어나니 머리가 빙그르 돈다.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다. 며칠 버틸 수가 있을 만큼 버티고 있었는데. 오늘은 결국 주저 않았다. 피곤함이 결국에는 나를 이렇게 주저 않게 만들었다. 아참……. 나는 환자지 하는 생각이 불현듯이 난다. 잊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나는 예전 일들 아픈 일들은 머릿속에 두지를 않는다. 아니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참 편리하다……. 내가 환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날 정도이니 아니다 병도 원래는 뿌리가 없다 지수화풍 으로 이루어진 것 단지 지수화풍으로 갈뿐이다 그 어디에도 나는 없다 나라고 주장 할만 것이 없다 내가 없으니 병이 머물 곳도 없다 어디에 병이 있단 말인가 나도 없다 병도 없다 결국에는 인연으로 이어져 있을 뿐이다. 바람이 분다. 세차게 분다.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2009.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