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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274

해인사 가는 길 산사는 그렇게 안개 속에서 부처님의 법문을 설하고 계셨다. 빗속에서도 수많은 방문객들은 부처님을 뵙고 간다. 비는 추적추적 내린다. 내 마음도 추적추적 내린다. 비가 내 마음인지 내가 비가 되었는지 안개 산허리를 돌고 초목은 깨끗이 몸 단장한다. 해인사 는 언제나 그 자리 그렇게 있었다. 부처님도 언제나 그렇게 있었다. 나도 그 자리 그렇게 있었다. 큰 스님 오신 적 없었는데 가신 자리 크기만 하고 안개비 내리는 산사는 정결하다. 2009. 3. 22.
사랑은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랑을 누구에게나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사랑을 아무에게나 주기는 어렵습니다. 사랑은 조건이 아닙니다. 사랑은 이유가 아닙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붙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그냥 사랑이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줄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데도 사랑을 함부로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고귀한 보배이지만 누구나 가슴에 묻고 있답니다. 그 사랑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슴에 가득한 사랑을 발견할 수 없을 뿐입니다. 자신의 사랑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사랑을 자꾸 두렵게 할뿐입니다. 2009. 3. 22.
함께라면 누구라도 좋다. 무엇이라고 좋다. 그저 지금처럼 느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잊어버려도 좋다. 그저 지금처럼 알 수 있다면 당신을 느낄 수 있고 당신과 함께 일수가 있어 저 도시에서 벗어나 산속오두막이라도 어디라도 좋다 무엇이라도 좋다. 단지 지금처럼 만 질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안을 수 있다면 그것이 설령죽음의 길이라도 그것이 설령 타락의 길이라도 다만 존재하는 현재 너와 함께 하는 것으로 만족하다. 2009. 3. 22.
그녀의 마음 주머니 속에서 무참히 젖어버린 그녀의 마음을 발견하고는 난 목이 메어 울고 싶었다. 챙기지 못한 그 소중한 마음을 내안에 담기도 전에 그렇게 씻겨버리다니 안타깝고 아쉬움에 속 울음 삼킨다. 살며시 내손에 쥐어준 그녀의 마음 절절히 묻어있는 그녀의 사연들 그것이 그녀의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을 내가 이미 알기에 그나마 애잔한 마음으로 상한 속내 감춘다. 2004.4.1 2009. 3. 22.
사랑이 지나간 자리 넓고 큰방에 덩그마니 혼자 누워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 여기저기 묻어있는 그리움에 흔적들로 왠지 밀려오는 외로움처럼 낯선 방안의 풍경마저 나를 슬프게 한다. 팔베개 빠져 나간 그녀의 온기는 사라지고 넓고 큰방에 덩그마니 깨어 있는 나……. 사랑은 그렇게 스쳐지나감이고 또다시 그 자리엔 외로움이 밀려오고 격정이 밀고 간 흔적엔 또다시 고요만이 밀려온다. 혼자가 싫은데 그녀 빠져나간 그 자리엔 어디서 찬바람이 휭 하니 밀려든다. 2004.3.28 2009. 3. 22.
새삼스러움 좁은 침대에 내 몸을 누인다. 천근같은 몸이지만 그나마 의지할 수 있기에 오른쪽 왼쪽으로 신음소리 같은 환자들의 코골음이 차라리 살아있음이다 아 잘 자고 있구나. 곤히 잠이든 아들얼굴에서 아무른 다툼도 욕심도 찾아볼 수 없다 빨갛게 익어 있는 분홍빛 볼처럼 그저 따사로움뿐이다 매일 보이는 창밖의 풍경을 신기하다한다 고개를 들 수 있음이 사방을 볼 수 있음이 축복이고 감사함인걸. 새삼스럽다 이 호들갑이 2004.3.27 2009. 3. 22.
여유 병원에 들어온 지도 벌써 칠 일째다 이젠 제법 웃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을 관조 할 수도 있고 조금 더.여유로울 수도 있다 이것이 아마도 익숙함이리라 사람은 아무리 괴롭고 힘이 들어도 세월이 스쳐 지나가면 그렇게 어느새 하나가 되어지는 모양이다 괴로울 것도 괴로움도 원래 없다 괴로움도 받아들이면 나와 다르지 않다 이름이 괴로움 일뿐 칠일이라는 시간이 어느새 하나 되게 한다. 옆에서 쳐다볼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2004.3.26 2009. 3. 19.
창가에 창가에 내가 서있다 도시는 찬란함으로 반짝인다. 수많은 창들 중 내가 서있다 어디만큼 일까……. 산들은 그늘이 되어 도시를 감추고 나는 빛 속에서 어둠을 내려 본다 수많은 반짝임이 오고간다. 시끄러울 듯 들려오는 소음들 세상은 그런가보다. 창가에 내가 서있다 수많은 창들 중에 내가서있다 육중한 빌딩 수많은 창들 중 내가. 그곳에 그렇게 서있다 그냥. 창가에 서있다 수많은 창들 중에 내가 서있다 2004.3.26 2009. 3. 19.
이 봄 사랑하리라 조금은 이른 봄 비가 내립니다. 생명이 움트는 대지엔 연두색 속살을 드러내고 개구리는 기웃 이며 진달래 꽃망울은 수줍게 고개 내밀고 길가엔 개나리의 노란 색 아픔을 살며 서 내민다. 봄이다. 대지는 연두색 내 마음은 노란 색 작년 봄에 심어놓은 사랑도 꽃이 핀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이봄에 사랑하라 2009. 3. 19.
봄 오는 소리 햇살 가득한 창가에 졸림 가득하다. 긴 하품처럼 나른한 오후 따사로운 미소 머금고 오직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행복을 그저 느낄 뿐이다. 창밖으론 바람이 앙상한 가지를 마구 흔들고 지나간다. 뽀얀 먼지가 인다. 무수한 반짝임이 개울가에 머문다. 이제 새순이 움터 옴이 느껴진다. 바람에도 봄소식이 묻어 있다. 이젠 봄이 아주 가까이 있다는 증거인가 보다. 2009. 3. 19.
생명 하늘은 맑은데 구름 한가로이 한쪽으로 오를락 인다. 저 멀리 산허리엔 아침 안개 아직 품은 채 그 아래 생명들 잠 깰까 소리 죽인다. 산은 잿빛 몸매 드러내어 저 멀리 천상 세상 뽐내듯 보기 좋다 햇살 기웃거리며 슬그머니 고개 내밀어 다시금 찬란한 생명을 깨운다. 2009. 3. 19.
흐린 하늘 흐린 하늘 하늘엔 먹장구름 가득하다. 그 위의 하늘은 맑기만 한데도 내 눈에 보이는 하늘엔 구름만 가득하다. 그 위에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데 우리는 어리석어 구름만 있다 없다 한다. 잠시 인연되어 보일 뿐인데 그것을 있다 없다 한다. 그것이 영원한줄 하늘이 흐리다 한다. 보이는 세상 보이는 세상 볼 수 없는 세상 볼 수 있는 세상 그 안에 나 또한 인연되어 바람 되어 스친다. 모든 건 꿈이라 모든 건 번개라 모든 건 지나가는 바람이더라. 구름이더라. 2009. 3. 19.
아프답니다 하늘엔 먹장구름이 가득하였습니다. 당신의 가슴엔 근심이 가득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언제 부터인가 당신이 아프면 나도 따라 아팠답니다. 왜 그렇게 많은 근심 걱정들이 구구절절 많은 이야기들이 그 작은 가슴에 꼭꼭 숨겨져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당신의 미소 뒤에 가려져 있는 슬픔 당신의 눈가에 간간히 비추이는 근심들 무엇이 그리도 당신을 얽매이고 있는지 무엇이 그리 당신을 근심으로 모는지 모릅니다. 나는 모릅니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파하는 당신의 볼을 만져 줄 수 있을 뿐 내쉬는 깊은 한숨을 쳐다보며 아픈 가슴으로 침묵 할 뿐 입니다. 그것이 임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그것이 임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유일함입니다. 그것이 임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표현일 뿐 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2009. 3. 19.
너에게 나는 의미이고 싶다 너에게 있어 나는 어떤 의미 이고 싶다 너를 만나 사랑을 느끼고 너로 인해 삶의 의미를 알게 되고 너로 인해 난 외로움을 알게 되었다 너에게 있어 나는 어떤 의미 이고 싶다 네가 외롭고 힘이 들 때 내가 제일먼저 떠오르는 사람 네가 슬프고 괴로울 때 제일먼저 떠오르는 사람 난 너에게 만큼은 어떤 의미 이고 싶다. 그저 좁은 차안이라도 무릎이 시리고 차가운 바람이 불더라도 네 손만 잡고 있음 행복할 수 있는 화려한 말솜씨나 잘생긴 외모가 아니더라도 오직 내 눈의 진실함을 볼 줄 알고 내 입술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너로 인해 행복할 수 있고 너 또한 행복할 수 있다면 그저 우리는 서로 에게 어떤 의미 이고 싶을 뿐이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말이다. 2009. 3. 19.
태우고 싶다 태우고 싶다 활할 사르며 나를 태우고 싶다 온 세상을 태우고 싶다 더 이상의 구속도 없이 어디에도 메임 없이 자유롭고 싶다 늘 하늘 나는 꿈을 꾸며 세상 가운데로 우주가운데로 생각의 틀을 깨고 사상의 자유로움으로 무엇을 가질 것도 버릴 것도 없는 공이요 색으로 비어 있음으로 채울 수 있고 채워져 있음으로 비울 것이 있듯 원래 있음도 없었고 없음도 없었음이나 태우고 싶다 태울 것도 없다 버리고 싶다. 버릴 것도 없다. 자유롭고 싶다. 메인 적도 없다. 그 생각마저 놓아버리고 우주이고 싶다 원래 우주였다 세상이고 싶다 원래 세상인 것을……. 1996년3월16일 jae sok. 2009.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