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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67

산사에 오르니 산사에 오르니 바람 한 점 머문다. 발아래 속세는 복잡도 한 듯 한데, 여기가 저기인지 저기가 여기인지. 그렇게 마음은 가져 오질 못했구나. 가파른 산 비탈길 오르다 지쳤는데 맑은 바람 코끝 살짝 스치더니 한 움큼 땀, 말도 없이 스리 슬쩍 훔쳐 가는 구나. 구름만 오락가락. 풍경과 노닥이고 바람 끝에 묻어 있는 중생의 아픔일랑 버려라, 버려라 다 놓아 버려라 두두 물물이 다 부처님의 속삭임처럼. 새들은 무심하게 제각각 지저귀고 나 혼자 중생이라. 오만번뇌 이고진 채, 길없는 길을 찾아 이 산중에 오는구나. 놓을 곳 따로 없고 놓을 것도 없었는데 나 혼자 이고지고 숨조차 헉헉 이며 그렇게 업장처럼 놓지 못해 안달하네. 오늘 느낀 바람 한 점. 그대로가 부처인데 어디서 네가 찾는 부처가 있을소냐. 산사에 .. 2010. 10. 25.
구원을 생각하며 머리가 깨어지는 것처럼 아프다. 어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심코 상대가 뱉은 말에 내가 너무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그것이 나에게 상처가 되는 줄을 모른다. 그래서 또 한 번 더 상처가 있는 마음에 이번엔 생채기를 더 낸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심코 뱉어버리는 말에 누군가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에서 이야길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려 하질 않는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말이다. 그렇게 무심코 던진 말에 난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죽음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이렇게 그동안 살아온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구나 싶었다. 아니 어쩌면 믿었던 만큼 그 배신감이 큰 것인지 모른다. 슬프다. 정작 상처를 준 자신은 모른다. .. 2010. 10. 15.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는[천로금강경주(川老金剛經註)] 외에도 송나라 때 시인 소동파의 시에도 나오는 선 문구이다. 이말은 버들은 푸른 실가지를 드리우고 꽃은 빨갛게 피어난다고 하여 실로 빼어난 봄 경치를 나타내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경치이며, 전혀 인위적인 것을 가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변치 않는 진실한 모습이다. 버들이 푸르고 꽃이 붉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만일 거꾸로 버들이 붉고 꽃이 푸르다고 하면 이는 거짓된 모습이지, 본래 갖추고 있는 진실한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송나라 때의 고승인 불인요원(佛引了元) 선사와 동림상총(東林常總) 선사에게 선을 배워 대오한 소동파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불변의 진리가 깃들어 있음을 직관하고서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으니, 이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 2010. 10. 7.
아, 부처님 산위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 불어 내 몸 어루만진다. 아 ! 이 바람 비로자나부처님 어디서 따로 부처를 구할까. 예전에 이미 들은 소식 다시 찾아 무얼 할꼬. 이렇게 시원한 바람 불어 좋구나. 2010. 5. 31.
진리란 무엇인가? 누가 내게 묻는다. 진리가 무엇이냐고? 내가 답한다. 나는 모른다. 그런데 왜 부처님을 믿느냐며 비웃듯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 내가 언제 부처님을 믿는다고 했느냐 나는 한 번도 부처를 믿은 적 없다 다만. 내가 부처임을 의심하지 않을 뿐. 그럼 진리가 무엇이냐. 내가 대답한다. 나와 진리가 따로 둘이 아닌 것을 부처와 진리가 따로 둘이 아닌 것을. 어찌 진리를 따로 말로 표현할까……. 다만 안타까울 뿐. 2010. 5. 31.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한다. 모든 것이 변한다. 너도, 나도, 부처도, 중생도, 사랑도, 미움도 변한다. 모든 것이 변한다. 변한다. 하늘이, 땅이, 바다가, 우주가 변한다. 모든 것이 변한다. 변한다. 집착이, 욕심이, 번뇌가, 고통이, 미움이, 행복이 변한다. 모든 것이 변한다. 다만 변하지 않는 하나의 진리는 바로 모든것이 변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 영원한 것도 영원할 것도 없더라, 깨달은 자와 못 깨달음도 없더라 부처와 중생도 없더라. 다만 변할 뿐이 더라......, 2010. 5. 16.
가볍게 높이 나는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하여 많은 것을 버립니다. 심지어 뼈 속까지도 비워야(骨空) 합니다. 무심히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가 가르치는 이야기입니다. - 신영복의 《처음처럼》 중에서 - 두 손에 쥔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잡은 것을 내려놓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데요. 지금 당장 이익에 급급해서 내려놓는 법을 잊는다면 더 이상 채워지는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볍게 나는 새를 보아도 내려놓음의 진리를 알 수 있는데요. 오늘도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움을 가득 채우는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010. 3. 19.
내가 알고 있는 진리 내가 알고 있는 진리란 배고플 땐 밥 먹고 잠 올 땐 잠을 잠이더라. 따로 구할 진리가 없기에 구하지도 않았고 따로 찾을 부처도 없기에 지금껏 부처를 찾지도 않았다. 세상 가득한 부처를 어디에서 따로 구한단 말인가……. 지금단지 졸려 한숨 자려 할 뿐이다. 2009. 11. 7.
나의 교만 참 많은 것을 요 며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내가 너무 교만했다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에게 교만함이 산처럼나에게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바로 나의 스승인 것을 그 모두가 부처님의 법신인 것을 나는 외려 의심하고 나를 믿고 나의 알량한 지식을믿고 그것이 부처님의 법인 양 까불었습니다. 놓고 싶습니다. 이제 그 마음을 놓고 싶습니다. 내안에 있는 교만을 다 거두고 싶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듯 살고 싶습니다. 이제 모든 중생들에게 겸손하고 싶습니다. 이제 나는 고개를 숙이고 늘 겸손을 가슴에 두고 싶습니다. 나보다 못한 이가 세상에 없음을 느꼈습니다.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며 나름 다 각각의 주인인데 난 그것을 무시하였습니다. 나보다 .. 2009. 9. 10.
연꽃이 피었다 2009. 7. 4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창원시에서 조성해 놓은 주남저수지 옆 연꽃 밭에서 연꽃이 활짝 피었다는 보도자료 를 보고 그 연꽃을 담으려고 주남저수지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그곳이 조금은 먼 길이기 때문에 차를 몰고 가야했다. 주남저수지에는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차를 한곳에 세우고 연꽃의 향을 따라가 보니 하얀 연꽃이 여보라는 듯 그렇게 우아함을 감추지 않고 피어 있었다. 물은 진흙탕이지만 진흙탕에서 피어난 연꽃은 청결해 보였다. 아마도 그래서 더욱 연꽃이 가치를 더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불교에서는 연꽃을 신성시 한다. 아무리 세상이 어둡고 진흙탕처럼 혼탁해서 깨달음의 지혜로 연꽃처럼 청정하게 피어날 수 있음을 상기 시키는 것이다. 깨달음은 아마도 그와 같은 것이다. 나를, 나.. 2009. 7. 8.
무의미 한 날 무얼 하는지를 모르겠다. 그냥 피곤하다. 요즈음의 나는 삶에 목적이 없어져버렸다. 그냥 산다. 아무런 생각도 없다. 도대체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무런 내용이 없다. 사무실에서 덩그마니 내용 없이 있으려니 답답하다 산다는 것이 그런 것인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무엇이 진리일까. 그리고 나는 이런 것이 삶이구나. 이런 것이 인생이구나. 때론 텅빈듯하고 때론 꽉 찬 듯 한 내 삶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그리고 어디에 머물러야 하나 그저 지금 내가 피곤하다 내 삶이 피곤하다. 머릿속에 아무런 미련도 욕심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 어떠한 욕망도 일지 않으니 답답하다 미련한 건지 아님 바보인지. 내가 생각해도 나는 바보인 것 같다. 2009. 2. 18.
바보가 되어 가는 나 언제부터인가 나는 바보가 된다. 알아도 모른 척 몰라도 아는 척 그렇게 바보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잘난척한다 아파도 안 아픈 척 그렇게 잘난척한다. 점점 더 바보처럼 웃고 있는 내가 어쩜 정말 바보인지. 그렇게 구속되기 싫어하였는데 결국에는 구속되어 지는 나. 원치 않음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말을 해야 하는데도 상대방의 어떤 관계 때문에 말도 못하고 질질 끌려 다닌다. 그러니 나는 바보다 정말 바보다. 세상을 살면 살수록 그저 바보가 되어 간다. 자신도 모르면서 남을 가르치려 드는 나.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진리를 말한다……. 무엇이 진리인가. 부끄럽다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이들에게는 정진하라한다 기도 하라한다 하심 하라한다. 이러니 나는 바보인가보다 점점 더. 모르는 것이 더 많아.. 2009. 2. 18.
내가 주인공이 되자 인생은 한편의 연극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왕이면 그 연극에서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아닌 주인공으로 살자는 것이다. 우리들은 모른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도 또 어디로 가는지를 그런데 분명 한 것은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공평하게 누구나 똑같다. 그런데 그 일평생 동안의 삶을 우리들은 마치 세상의 이방인 인양 방관 하며 산다. 자신이 그 세상의 중심인 것을 망각한 채 말이다 생각해보라 내가 없다면. 이 세상도, 사랑하는 사람도, 부모도 없을 것이다. 내가 있고 사랑도, 부모도, 이웃도, 세상도, 존재 하는 것이다. 냉정히 나 하나 세상을 등진다고 세상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설령 이 지구 가 사라 진다해도 우주는 눈.. 2009. 1. 28.
부처가 따로 있나요 매주 일요일이면 여기저기 기도를 간다고 합니다. 영험한 기도처를 찾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관세음보살의 기도처. 지장보살의 기도처. 아미타불의 기도처. 문수보살의 기도처. 등등. 세상에 참으로 많은 기도처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정말 관세음보살님의 기도처가 따로 있고, 지장보살의 기도처가 따로 있고, 아미타불의 기도처가 따로 있고, 문수보살의 기도처가 따로 있다면. 저는 차라리 그런 부처님 보살님을 놓을 랍니다. 따로 어디에 머물며. 찾아가 기도해야 한다면 힘없고 어렵고 움직일 기력도 없는 분은 관세음보살님께, 지장보살님께, 아미타부처님께, 문수보살님께 기도할 수 없는 건가요. 내가 알고 있는 부처님은 시방삼세 가득하십니다. 아니 따로 어디에 구할 부처도 보살도 없는 줄로 압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관세음보.. 2009. 1. 28.
비는 분명 한 비인데 오늘 하늘엔 먹장구름이 가득합니다. 비가 오려는지 어제까지 내리든 비는 그치고 지금은 하늘가득 검은 구름이 산과들. 바다와 섬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와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하여 세상과 좀 더 가까이 내려오려 하나봅니다. 어제 내린 비가. 좋았던 사람 또는 싫었던 사람 그렇게 느끼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게 내렸을 것입니다. 비는 분명 한 가지 일 텐데 그 비는 그 비를 보고 느끼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게 슬픈 비. 사랑에 찬비 그리움으로 남은 비 아픈 기억이 있는 비 등등. 정말 가지가지의 비가 되어 내린답니다. 어제 어떤 비를 맞으셨나요. 혹시 슬픈 비. 아님 기쁜 비. 저는 쏟아지는 폭우 속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었기에 참으로 행복하답니다.……. 그렇게 내리는 비조차 행복하게만 보였답니다... 2009.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