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我)990 피곤 피곤하다 하루 종일 운전을 한다는 것이 보통 피곤한 것이 아니다. 삼천포로 가서 사람을 태우고 진주로 가서 다시금 사천으로 간다. 그리고 다시 삼천포로 가서 사람을 내려주고 마산으로 돌아온다. 피곤하다. 하루하루 종일 걸리는 것이 오늘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늘도 정리가 된다. 오늘 함께 수고한 사람에게 꽃을 바치고 싶다. 힘들 것인데. 얼굴 가득 피곤을 묻히고서도 나를 위해 웃어 준다. 나 또한 그를 위해 웃고 싶다. 조금은 피곤하고 힘들어도 오늘은 웃고 싶다. 그가 상처받는 게 싫다. 내가 나무그늘이 되어 쉬게 하고 싶지만. 힘들다. 조금은 2009. 3. 21. 비가 온다 비가 온다. 아침부터 흐린 하늘에게 비가 결국 온다. 오늘은 바퀴달린 신발을 창원벼룩시장에서 팔려고 하였다. 아이들에게 주려고 했는데 신발 사이즈가 너무 크니. 슬프지만 할 수 없다 그런데 비가 와서 그대로 경남종합복지관을 가서 기증을 하였다.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그런 것 묻지 말라고 하자. 자신들의 의무라며 이번 29일 바자회 때 팔아도 되냐고 묻는다. 물론 그러라고 하였다.어차피 좋은 일에 사용할 테니 기분이 좋다. 마음 안에 조금 남아 있던 그런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참으로.기분 좋은 날이다. 하지만 몸은 많이 피곤하다. 어제 그제 무엇이 그리 바쁜지. 여기저기 하릴없이 불려 다닌다. 어제 밀양청봉도예 장기덕 선생님의 작품 2점을 선물로 받았다. 정말 볼수록 정이 드는 작품이다. 하지만 받아.. 2009. 3. 21. 열심히 일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요 며칠 팔이 많이 아프다. 우선 살고 있는 곳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옷가지들을 챙겨 차로 운반을 하는 것이 힘이 든다. 이사라고 해야 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는 짐들이다.지난 몇 년간을 살던 곳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집주인과 이야기는 되지 않았지만 이젠 내 놓고 이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이별을 해야 할 것 같다. 쉽지는 않았지만 결정하고 마음먹은 대로 실행을 하니 또 그렇게 견딜만하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열심히 일을 하는데 나만 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 그것이 슬프다. 막연하게 나이는 자꾸 먹어 가는데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내가 비참해 진다. 내가 자꾸 비참해 지니 또 나를 위로하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 2009. 3. 18. 도시안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참 다양하다. 이런 저런 사람들이 서로 엉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더욱 마음이 안타까운 것은 그런 속에서도 제각각의 마음들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계산과 계산이 서로의 마음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이 사는 세상 참 삭막하게 느껴진다. 함께 살면서 더불어 살면서 왜 그렇게 모든 것을 계산을 하며 살까. 마음속에 칼날을 겨누면서 얼굴에는 미소를 뛸 수 있는 것이 인간이기에 나는 더욱 절망을 한다. 남자들은 세상의 모든 여자를 자신이 가지고 싶어 하고 여자들은 또 세상의 모든 남자가 자신을 사랑해 주길 바란다. 결혼을 하면서도 조건과 조건이 만나 결혼을 하고 사랑을 하면서도 조건과 조건끼리 사랑을 한다. 도시엔 가식이 철철 넘친다. 참 가소로운 것이 인간의 마음이며 세상이다.. 2009. 3. 17. 스승의 날 초등학교 4학년 나는 정말 가난한 아이다. 미술시합에 나가야 하는데 제대로 된 미술도구하나 없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어느새 새 옷과 미술도구를 준비해 주세서 그날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기분 좋을 때가 아마 없었다. 우등상을 타는 날도 선생님은 그러셨다 돈이 없어도 공부를 잘하는 너에게 이상을 주고 싶다고 선생님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선생님의 표정이 지금 생각해보아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맑고 큰 눈이요. 아마도 선생님은 어딘가에서 또 다른 가난한 아이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계실 것입니다. 보고 싶답니다. 어디에 계세도 건강하시고 늘 그 사랑을 먹고 있는 저희들을 생각하십시오. 보고 싶은 선생님 2009. 3. 14. 어딘가에 쓰임 며칠째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일명 백수인데 말이다. 오늘은 진해를 다녀왔다. 도원스님부탁으로 앞으로 매주 한번은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어젠 밀양을 다녀오고 내일도 밀양을 간다. 일요일은 해인사를 가야하고 무엇이 이 몸을 이리도 바쁘게 하는지 참 모르겠다. 하긴 아직 쓸 만하다는 이야기이니 나쁠 건 없다 필요 없음보다는 필요 있음이 살아 있음에 의미가 더 있을 것이다. 누군가 말한다. 돈이나 되느냐고 그건 모른다. 하여간 그렇게 살아왔다. 필요에 의해 부르면 달려가고 또 돌아옴의 반복이었다. 많은 약속들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한다. 다 들어 주고 싶지만 내가 부족하다. 그런데도 백수는 여전히 백수인가 보다. 오늘은 햇살이 제법 좋다. 큰형님 댁으로 제사를 지내러 가야 한다. 운전을 하고 그렇게 내 .. 2009. 3. 14. 답답한 나 얼굴에 열이 많이 난다. 멍청하기 때문에 하릴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 모습이 우습다. 무얼 할까. 생각하는 내가 우습다. 하긴 나는 지금 까지도 그렇게 잘 버텨 왔지 하지만 요즈음의 나는 무언가에 조금은 바쁘다. 누군가에게 의미를 부여 한다는 것이 이렇게 책임도 따르는 것인가, 싶다. 예전에 나는 어떠한 구속도 받질 않았다. 가고 싶으면 가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고 남고 싶으면 남았다. 살다가도 갑자기 산사로 떠나버리기도 하고 그런데 요즈음의 나는 그렇게 하질 못한다. 그것이 책임인가 함부로 하지를 못하겠다. 떠나고 싶은 것도 아마도 그동안 외로워서 일까? 요즈음은 그렇게 떠날고 싶은데 가없다. 아니 갈 곳이 생각나질 않는다. 이젠 무언가를 해야지 하지만 무얼 해야 할지도 생각나질 않는다. 답답하다. .. 2009. 3. 14. 마애사 오늘 연락이 와 마애사로 간다. 몇 번 마애사 삼존불 때문에 다녀왔지만 오늘처럼 주지 스님을 뵙지는 않았다. 아니 사실 뵐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일 때문에 주지 스님을 만났다. 법명이 무진스님이신데 너무 산사가 상업적으로 보인다고 하자 자신은 산사를 개방하고 싶다고 하신다. 산사는 불자들의 보시로 이루어졌고 단지 자신은 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신다. 그 말씀대로 청정하시기를 하지만 대규모 불사를 보고 있노라니 참으로 큰 가람이 만들어 지고 있었다. 관광버스가 하루에 30대 이상이 다녀간단다.그 정도 인가……. 부처님은 어디에도 계신다. 그런데 우리는 부처님을 찾아 산사로 간다. 어디에나 그자체로 부처님이신 것을 왜 모를까. 나와 부처가 분명 둘이 아닌 것을 그러듯이 너와 부처 .. 2009. 3. 14. 하늘은 흐린데 하늘이 잔뜩 찌푸린 채 비가 올 듯 말듯 그렇게 애를 태운다. 우산을 안 들고 나가면 비가 쏟아질 것 같고 우산을 들고 나가면 또 비가 그칠 것도 같은데 정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할 형국이다. 머리가 쥐어 터진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나 둘 헤어져야 하는 현실이 많이 밉다. 하지만 웃으면서 헤어져야지 가슴이 덜 아프다. 더 이상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함께 있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서로 아프지만 헤어짐을 결정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같이 웃고 떠들고 밥 먹고 여행가고 또 영화도 보았지만. 그 안의 외로움은 아마도 내가 다 채워줄 수는 없는가 보다. 앞으로 문득 문득 생각나겠지. 마치 사진처럼 어떤 장소에 가면 함께 했던 시간들이.. 2009. 3. 13. 지금 내 주변은 다 죽어가고 있다 죽고 싶다. 죽고 싶을 만치 견디기 힘들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손님이 너무 없다. 오늘 하루 종일 마수도 못했다. 무슨 이야기 인지 대충 눈치 챘을 것이다. 바로 내 주변에서 이런 저런 장사를 하시는 상인들의 목소리다. 어렵단다. 힘든 단다. 심지어 월세를 못 낼 정도로 심각해 죽고 싶단다. 장사를 포기 하고 싶지만 그 마저 녹녹치 않다. 누가 요즈음 같이 이렇게 불경기 인줄 알면서 가게를 인수 하겠냐고 한다. 속옷 가게를 하고 있는 세 아이(한명은 아직 뱃속)엄마이기도 한 별명이 "깡이" 인 아이 엄마는 아침에 출근 해 아직까지 하나도 팔지를 못했다며 한숨을 푹푹 쉰다. 그리고 당장 내 곁에서 중고 옷 매장을 운영하는 이가 한숨을 푹 쉬며 그런다. 너무 힘들다. 오늘 아직 손님이 안와 물건 하.. 2009. 3. 10. 우리집 딩굴이 옆에 이놈이 키우는 강아지다. 이름은 당굴인데 명색이 진돗개면서 암놈이다. 나름 혈통을 자랑하는 개라고 하는데…….쫌…….사실 겁이 너무 많다. 맨 처음 내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 일단 오줌부터 찔끔 거린다. 아마 두려울 것이다. 처음에 하도 낑낑거리며 짖어 조금은 엄하게 이놈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점점 자라 결국 바깥으로 추방당한 이놈이 이번에는 주변을 온통 지 집처럼 경계를 한다. 이웃집 발자국 소리만 나도 득달같이 짖는다. 심지어 시끄럽다고 할 정도로 짖는 바람에 항의가 들어온다. 미안하다고 번번이 사과를 하며 조금만 적용 할 동안 참아달라고 할 밖에. 하지만 그 마저 며칠 지나니 괜찮아 진다. 그보다는 참 신기하게도 밤이 되면 절대 짖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단 집으로 들어오는 발자국소리에만 반응을 .. 2009. 3. 9. 밀려오는 무력감 가끔이었는데 요즈음은 자주 무력감을 느낀다. 무엇이라 딱 꼬집어 말 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무엇일까? 무엇일까? 나에게서 느껴지는 이 부족함은 무엇일까? 어제 고향 후배가 내게 와서 부탁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금전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마치 딴 나라 사람 같다. 1억 2억이 예사로 입에 오르내린다. 그리고 9억을 누가 어떻게 했다고 하는데 나에겐 뜬 구름 잡는 소리다. 난 아직 1억을 구경도 못해 보았다. 그런 1억을 예사로 빌려 주었다느니 투자를 했다느니 하니깐 후배지만 딴 나라 사람같이 느껴진다. 하긴 후배라도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또 예전부터 살만큼 살았지 싶다. 그 후배의 형님은 여전한 걸로 기억한다.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 입가에 .. 2009. 3. 7. 백수라고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다. 백수라고 나 정말 백수 맞다. 얼마 전에 아들이 다쳐 병원에 누워 있을 때 다니든 사무실이 그만 문을 닫았다. 물론 쇼핑몰은 유지가 되고 있다. 내가 할 일이 없어 진 것이지 이제 나의 시간이 무한정인데 문제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이면 별로 걱정이 없는데 아들과 딸이 엄연히 존재하고 학교를 다닌다. 그러니 마냥 이 자유를 즐길 수는 없는 입장이다. 요즈음 무얼 할까 생각은 많이 한다. 가끔씩 다닌 강의나. 그 외 여러 가지 부탁받는 일들은 고정적인 수입이 아니다.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을 사람들은 직업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난 직업이 없다. 그런데도 아무 불편 없이 살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다 그런데도 빚도 진 것이 없.. 2009. 3. 5. 바다로 가잔다 여름 하면 바다가 생각난다. 하지만 난 그렇게 바다를 좋아 하진 않는다. 난 산이 좋다. 딸 아이는 바다엘 가자고 한다. 그동안 산을 잊고 살았지 아마도. 예전에 나는 혼자 지리산을 9일간이나 가본 적이 있다 그때 혼자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몰라도 혼자 산을 올랐다가 비를 만나고 꼼짝 못하고 갇혀 있었다. 그러다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텐트 안에서 보낸 9박10일간의 긴 갇힘이 새삼스럽게 지금 그리워진다. 그땐 몰랐다 그땐 세상과의 단절이 두려웠는데 지금은 그것이 완전한 자유로움이었음을 느낀다. 바다는 무한함을 느끼고 하지만 산은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나의 존재에 대한 초라함과 결국에는 발아래 펼쳐지는 산하대지가 나의 가능성을 일깨운다. 오직 산은 오른 자에게만 품을 내어 준다. 바라만보면 산은 결코 그.. 2009. 3. 5. 존재감 얼굴에 열이 오른다. 웬일일까 요즈음 부쩍 얼굴에 열이 많이 난다. 화끈 거리며 열이 올라 갑갑할 지경이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하긴 어젠 막걸리 두 잔을 마셨다. 거절할 수 없는 분들의 권유라. 무엇 때문인지 바쁘다 정말 예전처럼 아무생각도 하기 싫다. 그냥 텅 비어 버린 공허로 움을 즐기고 싶다. 이것 또한 욕심이라. 버려야 할 아상이라 지금 현재를 받아들이면 만사가 편안한 것을 내가 현재를 자꾸 부정하니까 괴롭다. 몸이 괴롭고 마음이 괴롭다. 여름 장마 마냥 내리는 비에 방안에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빈둥거리고 있는 나의 모습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아들은 요즈음 많이 살만한 모양이다. 병원에서 나온 지도 이젠 제법 되었다. 이빨은 지금 한창 치료중이다. 모든 것은 다 잘 돌아간다. 내가 원.. 2009. 3. 5.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66 다음